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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청와대 침묵…문 대통령 6년 전 “총수 가석방, 경제정의 반해”

등록 2021-08-10 00:20수정 2021-08-10 07:05

청와대 “언급할 사안 아니다”
일부 ‘삼성 미국 투자 보답’ 시선

민주 대선주자 입장은 엇갈려
김두관 “재벌 앞에 법무부 무릎”
이재명 “이재용 반성·쇄신하길”
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 10월10일 ‘삼성디스플레이 신규 투자 및 상생협력 협약식’이 열린 삼성디스플레이 아산공장에 들어서면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영접을 받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 10월10일 ‘삼성디스플레이 신규 투자 및 상생협력 협약식’이 열린 삼성디스플레이 아산공장에 들어서면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영접을 받고 있다. 청와대 제공

청와대는 9일 법무부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가석방 결정과 관련해 아무런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가석방은 법무부 가석방심사위원회가 규정과 절차에 따라서 진행하는 것이고, 청와대가 언급할 사안은 아니다”라고 했다.

청와대는 ‘침묵’의 근거로 절차와 법 규정을 들고 있지만 속내는 복잡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5월 취임 4주년 기자회견에서 “형평성, 과거의 선례라든지 국민 공감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대통령이 마음대로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곤혹스러움을 내비친 바 있다.

이에 여권 안팎에선 대통령이 부담스러워하는 사면 대신 가석방에 군불을 지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달 20일 “가석방은 법무부 장관의 소관이고, 반도체 산업의 요구, 국민 정서, (이 부회장) 본인이 60% 형기를 마친 점 등을 갖고 고민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가석방의 길을 열었다.

여권의 이런 움직임은 삼성이 반도체 공급망 확보와 ‘글로벌 백신 허브’ 등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핵심 정책에 크게 기여했다는 인식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지난 5월 문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을 방문했을 때 170억달러(약 19조원) 규모의 반도체 공장 투자 계획을 선물 보따리로 내놨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미국 모더나 코로나19 백신 위탁 생산계약도 따냈다. 문 대통령도 미국 순방을 마친 뒤 4대 그룹 대표들의 사면 건의를 받고는 “고충을 이해한다. 국민들도 공감하는 분이 많다”며 우호적 인식을 드러냈다.

청와대가 이 부회장 가석방은 대통령의 결정이 아니라고 아무리 주장해도, 문 대통령이 그 책임을 피할 수는 없다. 문 대통령은 야당 의원 시절이었던 6년 전, 최태원 에스케이(SK)그룹 회장의 가석방 논란 때는 “재벌 대기업의 총수나 임원들은 이미 형량에서 많은 특혜를 받고 있는데 가석방 특혜까지 받는다면, 그것은 경제정의에 반하는 일이다”라고 반대했다.

법무부의 가석방 결정에 민주당 대선주자들의 입장은 엇갈렸다. 김두관 후보는 페이스북에 올린 ‘이재용 가석방을 강력히 규탄한다’는 제목의 글을 통해 “보수언론의 농간과 대권 후보들의 암묵적 동의 속에 법무부가 이재용 가석방을 결정했다. 정말 한심한 일”이라며 “오늘은 재벌권력 앞에 법무부가 무릎을 꿇은 치욕의 날”이라고 적었다. 박용진 후보도 페이스북에 “재벌 총수에 대한 0.1% 특혜 가석방은 공정한 일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반면 정세균 후보는 국민 다수의 의견을 내세우며 법무부의 결정을 받아들인다는 뜻을 밝혔다. 이재명 후보 측도 입장문을 내 “재벌이라는 이유로 특혜나 불이익을 줘서는 안 되고 공정해야 한다는 것이 이재명 후보의 평소 생각”이라며 “사면 아닌 조건부 석방인 만큼 이재용씨가 국민 여론에 부합하도록 반성, 쇄신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완 송채경화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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