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한열동산에서 열린 ‘한열이를 살려내라’ 조형물 제막 및 이한열 열사 33주기 추모식에서 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씨가 눈물을 훔치고 있다. 이종근 기자
1987년 6월 민주항쟁 도화선이 됐던 고 이한열 열사 어머니 배은심 여사가 9일 별세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주요 대선 후보들과 정치권이 일제히 애도의 메시지를 내놨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6월의 어머님, 민주주의의 어머님인 배은심 여사께서 아들 이한열 열사의 곁으로 가셨다”며 “오직 민주주의 한 길 위해 노력하셨던 어머님의 모습을 생각하니 비통한 마음을 누를 수가 없다”고 추도의 글을 올렸다. 그는 “숱한 불면의 밤을 수면제를 쪼개어 드실지언정 전국민족민주열사유가족협의회의 일이라면 전국을 다니셨고, 이한열 열사 추모식과 6월 항쟁 기념식이 찾아오면 어김없이 참석자들 한분 한분에게 ‘고맙다’는 말씀을 해주셨다”고 회고하며 “이제 남은 일은 걱정마시고 이한열 열사와 함께 편히 쉬시라”고 적었다. 아울러 “어머님의 뜻을 가슴 속에 깊이, 단단히 새기겠습니다. 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 반드시 지켜가겠습니다”고도 덧붙였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도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 분들과 이한열기념사업회 여러분께 깊은 위로를 전한다”는 페이스북 글을 올렸다. 윤 후보는 “6월 민주항쟁의 도화선이 되신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 여사께서는 아들의 뜻을 이어받아 지난 35년간 민주화와 인권을 위해 누구보다 헌신해오셨다”며 “다시는 민주주의를 위해 삶을 희생하고 고통받는 가족들이 생기지 않는 나라가 됐으면 한다는 이한열 열사와 배은심 여사님의 그 뜻, 이제 저희가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도 페이스북을 통해 “‘이한열의 어머니’이자 ‘우리의 어머님’이신 배은심 여사님의 명복을 빈다”는 추모의 글을 냈다. 안 후보는 “어머님은 아들을 가슴에 묻은 채, 더 많은 우리의 아들딸들이 똑같은 희생을 당하지 않도록, 집회가 열리는 곳이라면 어디든 한걸음에 달려가서 우리 아들딸들을 지켜주셨다”며 “‘이한열의 어머님’에서 ‘우리의 어머님’으로 ‘더 큰 자녀 사랑’을 실천하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내 자식에 대한 사랑을 대한민국 미래세대 모두에 대한 더 큰 사랑으로 승화시키셨다. 감히 넘볼 수 없는 숭고한 정신과 꼿꼿함을 우리 모두에게 남기셨다”며 “어머님의 뜻을 잊지 않고 깊이 새기면서 살겠다”고 했다.
정의당은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내어 “6월의 어머니, 고 배은심 여사는 이한열 열사 사망 이후 민주주의와 인권을 지켜내기 위해 헌신적으로 노력해오셨다”고 추모했다. 이어 “고인의 삶을 추모하며 우리 사회의 힘 없고 가진 것 없는 사람들의 권리를 지키고 민주주의와 인권을 향한 발걸음을 계속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최하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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