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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지방선거·원대경선에 윤석열 ‘보이지 않는 손’…윤핵관 전면 나서나

등록 2022-04-05 17:40수정 2022-04-06 02:44

김은혜 대통령 당선자 대변인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자회견장에서 마지막 브리핑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김은혜 대통령 당선자 대변인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자회견장에서 마지막 브리핑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6·1 지방선거와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에서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이 또다시 전면에 나서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취임 전 정치적 중립 논란까지 무릅쓰고 직접 지방선거 후보자 차출에 개입하면서, 윤석열 정부의 여당이 청와대 출장소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윤심’ 업은 김은혜·김태흠

6·1 지방선거 공천 작업이 한창인 국민의힘에는 요즘 ‘윤심’이 강하게 표출되고 있다. 김은혜 대통령 당선자 대변인은 5일 경기지사 출마 의사를 내비치며 대변인직에서 사퇴했다. 대통령 취임 전까지 당선자의 입 역할을 해야 하는 대변인이 인수위 출범 보름여만에 보직을 던지는 건 매우 이례적이다. 김 의원은 ‘경기지사 출마 문제를 윤 당선자와 상의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전혀 아니다”라고 했지만, 대선 공보단장에 이어 당선자 대변인까지 맡았던 그가 윤 당선자의 재가 없이 결단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김 의원의 출마는 윤 당선자 핵심측근들의 강한 설득 때문이었다고 한다. 경기지사 경선이 흥행할 경우 본선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컨벤션 효과를 누릴 수 있는 데다 윤 당선자의 경선 경쟁자였던 유승민 전 의원을 견제하기 위한 노림수라는 해석이 나온다.

‘윤석열 대변인’이었던 김 의원의 경기지사 출마로 앞서 출사표를 던진 유승민 전 의원은 난감한 처지에 놓였다. 경기도에 연고가 없어 출마 명분 없다는 비판에다 ‘윤심’을 등에 업은 김 의원까지 상대해야 하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유 전 의원과 가까운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유 전 의원이 출마하기 전에 김 의원이 출마했다면 출마의 진정성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유 전 의원 출마 뒤 김 의원이 나오게 된 건, 유 전 의원을 견제하려는 윤 당선자의 뜻이 크다고 봐야 하지 않겠냐”라고 말했다.

일찌감치 국민의힘 원내대표 출마를 준비했던 김태흠 의원이 충남지사 출마로 선회한 건, 윤석열 당선자의 강한 권유 때문이었다. 김 의원은 윤 당선자가 직접 나서 충남 지역 지방선거 승리 중요성 등을 수차례 설득하고, 이준석 대표와 김기현 원내대표 등 지도부까지 나선 끝에 충남지사 출마 결심을 굳혔다고 한다. 김 의원은 이날 입장문을 내어 “당 지도부로부터 충남도지사 출마 요청을 받고 당혹스럽고 고민스러웠다. 요청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그동안 준비해왔던 원내대표 출마를 접는다”고 했다. 1년 전 원내대표 경선에서 떨어진 뒤 재수를 위해 절치부심했던 김 의원이 출마를 접으면서 ‘윤핵관 맏이’ 권성동 의원이 ‘원내대표 대세론’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신윤핵관’인 이철규 당선자 비서실 총괄보좌역의 강원지사 차출설도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이 5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원내대표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이 5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원내대표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윤핵관’ vs ‘비핵관’…“문고리 3인방, 십상시 논란 벌써 잊었나”

권성동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의힘 정부의 성공시대를 열겠다. 건강한 당청관계를 바탕으로 국민 편에 서는 강한 여당을 만들겠다”고 원내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했다. ‘윤핵관 원내대표’가 건전한 당청 관계를 구축할 수 있겠냐는 우려에 권 의원은 “과거 정부에서 보면 당정이 신뢰 관계없이 삐끗 했을 때, 갈등이 생겼을 때 후폭풍이 굉장히 셌다”며 “오히려 당선인과 인간적인 신뢰관계를 바탕으로 당이 국정운영의 중심이 되게 하는 게 수직적 당청 관계를 극복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윤핵관인 권 의원을 ‘합의 추대하자’는 목소리도 나왔다. 윤상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윤석열 당선자와의 신뢰가 두텁고, 당선인과의 주파수 혼선 없이 국정철학과 과제를 긴밀히 공유할 수 인물이 전면에 나서야 한다”며 “경선을 통해 행여 대립하거나 작은 앙금이라도 남기기보다 합의해서 새 원내대표를 추대하는 것이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 미래를 위한 최선의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맞서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이 이날 원내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했다. 조 의원은 ‘윤핵관과 비핵관의 대결’이라는 규정에 대해 “문고리 3인방, 십상시 등 자기들끼리 자기 할일 하는 건데 대외적으로 이름 붙은 거였다”며 “어떤 정치그룹에게 대중적 네이밍이 붙는 순간 큰 위기라는 적신호”라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처음에 그 네이밍 붙을 때 훈장처럼 생각할 수 있지만 주홍글씨로 바뀌는 건 순식간”이라며 “어떻게 또 그런 게 등장하나. 어떻게 위기감이나 경각심이 없나”라고 되물었다. 권성동 대세론, 윤핵관 추대론을 강하게 비판한 것이다.

‘윤석열 당’ 만들려 윤핵관 전면 나서나

당내에서는 ‘윤심’이 지방선거를 뒤흔들고 윤핵관들이 다시 전면에 나서자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당선자가 취임 전부터 선거에 개입하는 데 대해 정치적 중립성 논란이 불거질 수밖에 없는 데다 그동안 강조해온 ‘공정’의 원칙에도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이날 <한겨레>에 “당선자가 노골적으로 선거에 개입하는 건 국민들 보기에도 좋지가 않다”며 “지방선거와 원내대표 선거가 향후 국정운영에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이지만 벌써부터 ‘윤심’이라는 말이 나오는 건 위험하다”고 말했다. 조오섭 더불어민주당 대변인도 논평에서 “대통령 당선자가 자신의 본분을 망각한 채 자신이 소속된 정당의 공천에 관여하는 것은 국기문란에 준하는 대단히 중대한 사안”이라며 “윤 당선자는 헌정질서를 존중한다면, 자신의 발언에 대해서 국민께 사과하고 다시는 정치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분명하게 약속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원내대표로 유력한 권 의원 뿐 아니라 장제원 당선자 비서실장이 대통령 비서실장 물망에 오르고, 청와대 이전 태스크포스(TF) 팀장인 윤한홍 의원은 행정안전부 장관 발탁이나 경남지사 출마 가능성이 여전하다. 윤석열 정부 초기 친정체제 구축을 위해 윤핵관들이 당정청 전면에 배치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이를 통해 대통령이 여당을 장악하는 퇴행적인 당청 관계가 형성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윤석열 당선자가 당선 다음날 국회에서 ‘(당에) 관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권성동 의원을 원내대표로 거중 조정한 것 같은 모양새”라며 “본인이 한 말에 비춰 도를 넘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는 “윤 당선자는 자기 세력이 없기 때문에 ‘윤석열 당’으로 만드는 게 본인한테 가장 급한 일”이라며 “자신의 권력을 당으로까지 연결시키기 위해 공천에 개입하는 건 지금까지 역대 대통령들이 다 해왔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나래 기자 wing@hani.co.kr 김해정 기자 sea@hani.co.kr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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