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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이종섭 국방장관 후보자 명의 자문보고서, ‘한겨레’ 기사 베꼈다

등록 2022-04-28 21:46수정 2022-04-28 23:34

이종섭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11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컨벤션에 마련된 후보자 사무실로 처음 출근하면서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종섭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11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컨벤션에 마련된 후보자 사무실로 처음 출근하면서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종섭 국방부장관 후보자 명의로 작성된 국방부 산하 국방과학연구소의 자문보고서가 <한겨레> 기사를 그대로 베낀 것으로 28일 확인됐다.

이날 <문화방송>(MBC)은 이 후보자가 3성 장군으로 전역한 뒤 국방과학연구소에서 자문 대가로 4200만원을 받았는데, 자문보고서 중에는 서로 다른 주제의 자문 내용이 겹치는 경우도 있었으며 기사를 베낀 사례도 있었다고 보도했다. 특히 이 후보자가 2월11일 제출한 자문보고서는 남북 정찰위성 현황 및 개발계획과 관련된 것이었는데 이는 자문 한 달 뒤인 <한겨레>가 3월11일 보도한 ‘남북, 군사 정찰위성 개발 본격화하며 치열한 경쟁’ 기사와 거의 똑같았다. 

‘북한이 군사 정찰위성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로 시작하는 첫 단락은 <한겨레> 기사와 아예 똑같았고, 두 번째 단락도 ‘2023년 11월까지’라는 기간을 뺀 것과 위성 무게 ‘100kg’을 ‘200kg’ 로 쓴 것만 제외하면 기사 내용과 모두 똑같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국가우주개발국을 현지 지도한 내용을 보도한 3월10일 <노동신문> 기사를 <한겨레>가 인용했는데 이 내용까지 그대로 베꼈다. 3월에 벌어진 일이 한 달 전인 2월 보고서에 담기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문화방송>은 이 후보자가 2월에 직접 자문을 한 것은 25일 1건인데, 국방과학연구소가 서면 자문을 한 것처럼 서류를 꾸며 추가로 자문료를 지급했다고 보도했다. 2월 자문료는 300만원이라고 <문화방송>은 보도했다. 이어 각기 다른 주제의 자문인데 답변이 동일한 사례가 확인된 것이 15차례에 이른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자는 국방과학연구소에서 1등급 전문가 대우를 받아 시간당 40만원의 자문료를 받아왔다. 

이에 대해 국방과학연구소는 “해당 부서에서 대면자문 요청으로 2월25일 5건의 자문 내용을 듣고 토의형식의 구두자문을 했다. 그 이후 대면자문에 참석한 담당자와 달리 자문에 참석하지 않은 다른 인원에게 자세한 설명 없이 자문결과 작성을 요청했고, 결과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실제 자문 내용과 달리 3월11일치 한겨레신문 내용으로 자문결과를 정리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자문 관련 건은 연구소에서 자체적으로 일어난 일이며 장관 후보자는 전혀 관련 내용을 인지하지 못하는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국방과학연구소의 과실이라는 주장이다.

이 후보자 쪽은 “2월25일 국방과학연구소의 요청에 따라 다른 자문위원과 함께 5건에 대한 대면자문을 실시하였다. 대면자문 종료 후 별도 서면 작성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통보받았기에 연구기관의 서면 자문결과에 대해서는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환봉 기자 bon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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