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동시지방선거에서 기초의원 선거에 나서는 손혜영 더불어민주당 서울 도봉(다) 후보(왼쪽부터), 신승욱 국민의힘 전북 전주(마) 후보, 김지수 정의당 서울 중랑(다) 후보, 이숲 녹색당 서울 마포(라) 후보가 자신의 선거 슬로건을 들고 있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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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처럼 열기가 느껴지진 않지만,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이제 곧 한 달 앞이다. 정치권이나 언론은 광역단체장 선거에만 관심을 쏟지만, 사실 생활인으로서 유권자의 삶에 와닿는 변화를 일으키고 동네에서의 소소한 재미를 만들어줄 수 있는 건 기초의원이다. 이들은 생활과 정치를 이어주는 실핏줄이자,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바탕이기도 하다. 유권자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이런 역할을 해보겠다며 나선 청년 후보 4명의 목소리를 들었다.
일찍 결혼해 스물일곱에 아들을, 스물아홉에 딸을 낳았다. 주변의 도움을 받을 상황이 안 돼, 교사로 일하던 어린이집을 그만두고 ‘독박육아’를 오래 했다. 원래 매우 활달하고 외향적인 사람이 집에서 아이들만 돌보자니, 산후우울증에 공황장애까지 겪게 됐다. 사람들과 소통하고 사회구성원으로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게 답답했다. 이대로는 가족도 못 지키겠다는 생각이 들어, 아이를 둘러업고 사회복지기관에서 수어 통역을 했다. 큰애가 초등학교 3학년이 됐을 땐 학부모회장도 맡았다. 그렇게 ‘엄마들’과 학교 일을 하면서 손혜영(39) 더불어민주당 서울 도봉(다) 후보는 생활정치에 눈을 떴다.
“엄마들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처음엔 애들 이야기로 시작해도 정치, 경제, 문화 등 다방면에서 좋은 아이디어가 많이 나오는데 그게 실현되지 못하고 그냥 흩어져버리는 게 너무 아쉬웠다. 또래 엄마들이랑 ‘정치권에 우리의 이런 목소리를 전달해보자. 제일 좋은 방법은 당에 들어가서 우리가 직접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같이 민주당에 입당했고 결국 내가 선거에 출마하게 됐다.”
손혜영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지난 22일 오전 지역구인 서울 도봉구 쌍문동에서 주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그는 “연령, 성별, 직업 등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들어가 활발히 토론을 해야 건강한 기초의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30대 청년이자 전업주부, 경력단절 여성인 자신이 기초의회의 ‘다양성’ 강화에 도움이 될 거라고 여기는 이유다.
그렇다고 청년이나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정치를 해야 한다는 건 아니다. “들러리나 이미지 소비로 끝나지 않으려면 청년, 여성으로서 당사자성에 기반한 명확한 어젠다를 제시하고, 전문성과 실력으로 그걸 풀어나갈 수 있어야 한다. 그동안은 청년과 여성들이 그 실력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제대로 보장받지 못했지만, 이제는 조금씩 달라지는 것 같다.” 어린이집 교사, 수어통역사, 학부모회 회장 등의 경험은 그 실력을 보여주는 데 밑거름이 될 수 있다. “상반된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소통해 결론을 내리는 게 정치의 역할이다. 소통의 기본은 경청인데, 그동안 내가 해온 일은 모두 경청에서 출발하는 것들이다. 특히 학부모회는 회원이 1천명이 넘었는데, 특정한 이익이나 계파의 편을 들지 않고, 아이들을 위해 할 일이 뭔지 객관적으로 생각하면 설득할 여지와 접점이 생기더라.”
요즘 그는 명함을 돌리고 인사를 다니느라 하루에 2만보씩 걷는다. “‘젊은 사람이 나와서 반갑다’, ‘여자가 돼야 일을 싹싹하게 잘한다’고 격려해주는 분도 있지만, ‘후보가 본인이냐’고 묻는 분도 있다.” 하지만 여전한 편견보다 높은 벽은 선거비용과 공직선거법이다. “감사하게도 이번 선거부터는 지방선거 예비후보도 후원회를 둘 수 있게 됐지만 그걸로 다 충당이 될지 걱정되고 두렵다. 그래서 사무실 집기도 대부분 나눔을 받거나 버려진 걸 가져와 고쳐 쓰고 있다. 선거법은 더 어렵다. 지역 선거관리위원회마다 해석이 다 달라서, 명함만 해도 어느 지역에선 종류 수에 제한 없이 만들 수 있다고 하고 다른 지역에선 한 가지밖에 안 된다고 한다. 사소한 문제라도 생기면 안 되니까, 지역 선관위에 하루 서너번은 전화해 물어본다.”
꿈을 이루게 된다면, 그는 아이들이 편하게 놀 곳을 동네 곳곳에 만들고, 마을 교육공동체를 구축해 교육과 돌봄, 놀이 문제를 한번에 풀어보고 싶다. 육아정보센터나 여성센터 근무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해, 워킹맘도 제대로 이용할 수 있게 해주고도 싶다. “‘손혜영이랑 같이 하면 뭐든지 재밌어’라는 말을 듣고 싶다. 정치가 어렵고 멀리 있고 머리 아픈 게 아니라, 주변의 문제를 재밌게 풀어볼 수 있는 거라는 걸 보여주고 싶다.”
“지난 지방선거 때 당선됐던 이 선거구 시의원 3명이 전부 의원직 상실 형을 받았다. 모두 민주당인데, 1명은 뇌물수수 혐의이고 2명은 이상직 의원의 불법선거운동에 연루됐다. 주민의 대표로 뽑아놨는데 모두 그렇게 된 게 화가 나서 출마를 생각하게 됐다. 호남에선 민주당이 기초의회부터 전부 독식하다시피 하니 이런 일이 벌어진 것 아닌가.”
3대째 가업을 이어 한우 150마리를 기르고, 틈틈이 유리공예 공방도 운영하는 신승욱(26) 국민의힘 전북 전주(마) 후보가 정치에 나설 결심을 하고 국민의힘을 선택한 건 ‘일당 독주’ 때문이다. 이곳은 그가 다닌 완산고가 있는 지역인데, 지역 정치가 돌아가는 모양새가 실망스러웠다. 그즈음이던 지난해 초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토론 실력에 이끌려 입당을 했고, 전북도당 청년수석부위원장으로 활동했다. 지난해 10월엔 정운천 의원의 지역비서 일을 시작했고, 대선 땐 중앙당 정책본부 청년보좌역, 전북선대위 유세단장 등을 맡기도 했다.
신승욱 국민의힘 후보가 20일 오전 지역구인 전북 전주시 효자동에서 주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전주/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그는 “주변 사람의 99%가 민주당 지지자인데, 나는 그게 불편했다”고 했다. “원래 반골 성향이 있어 그렇기도 하지만 호남에서 변화와 개혁을 만들려면 민주당으로는 안 될 것 같았다. 기초의원은 기초단체와 단체장을 감시·견제해야 하는데, 여기선 모두가 민주당 소속이라 그런 역할을 전국에서 제일 못하는 것 같다. 공천만 받으면 당선이라 생각하니, 당에는 충성하지만 지역 주민들과는 잘 소통하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그는 기초의원에 당선된다면 “주민들을 많이 만나 소통하고 싶다”며 “그래야 어디에 다리를 지어 달라거나 공원에 뭘 설치해 달라거나 하는 주민밀착형 정책을 추진할 수 있다”고 했다.
그 자신이 20대 남성이자 국민의힘 당원이지만, 그는 20대 남성이 보수화했다는 평가에 동의하지 않는다. “정당을 떠나 기성세대 정치인들이 위선적이고 모순적인 모습을 많이 보여줬기 때문에 청년 남성들이 반감을 보이는 것뿐”이라는 것이다. 그가 보기엔 20대 남성의 국민의힘 지지율이 높은 것도 “민주당이 페미니즘을 지향하니 역으로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것으로 일시적인 현상이다. 윤석열 정부 5년이 지나면 이들의 정치 성향은 또 어떻게 달라질지 모른다.”
나이가 어리다는 건 경험이 적다는 말과 가까워서, 그는 때로 ‘청년’이라 불리하다는 생각도 한다. 하지만 “경험을 뛰어넘을 차별성과 능력, 장점을 청년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고 그는 말한다. “내가 경쟁과 면접을 거쳐 청년보좌역에 선발된 것이나, 이렇게 어려운 곳에서 선출직에 나서 유권자한테 직접 선택을 받으려는 것이 그런 시도”라는 것이다. 아울러 그는 “패기, 체력, 창의성 같은 청년의 특징을 활용하면 경험 많은 기성 정치인보다 훨씬 더 문제를 잘 풀어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주에서 한자릿수인 국민의힘 지지율은 그가 넘어야 할 산이다. “국민의힘이 싫다거나, 뭐가 잘못됐다거나 하는 비판은 감수할 수 있다. 하지만 명함을 받아 바로 앞에서 찢어 던진다거나, 심지어는 욕설을 내뱉고 폭행을 하려는 분도 있다. 그런 분들과는 대화가 어렵다”고 했다. 그래도 “국민의힘은 싫지만 여당 덕은 봐야겠다”거나, “어차피 민주당 후보가 당선될 테니 나라도 당신을 찍어주겠다”는 주민을 만나면 힘이 난다. “국회의원 지역비서로 일하며 많은 사람을 만났다. 적대적이던 사람의 마음을 돌려보기도 했고 믿음을 얻어본 경험도 있다. 유권자들한테 진심으로 다가가면 절대 당선이 불가능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김지수(29) 정의당 서울 중랑(다) 후보는 ‘쿠팡맨’ 출신이고, 지금은 주말에 패스트푸드점과 배달 플랫폼 배달 일을 한다. 배달노동자라는 정체성은 그가 하려는 정치의 가장 중요한 원천이다. “그전부터 노동, 민주주의에 관심을 가지면서 ‘내 정당 하나쯤은 있어야 되지 않겠나’ 생각했고, 배달 노동을 시작하면서 안정적으로 수입을 얻게 된 뒤인 2018년 정의당에 가입했다. 당의 청년 정치인 육성 프로그램인 ‘진보정치 4.0 아카데미’를 통해 정치는 엘리트나 특권층이 하는 거라고 여겼던 편견이 깨졌다. 나처럼 배달 일을 하는 고졸도 정치에 참여하는 게 절실히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됐다.” 그렇게 그는 2019년 7월부터 정의당 중랑구 지역위원장을 맡고 있고, 지난 총선에 이어 이번 지방선거에도 출마하게 됐다.
김지수 정의당 후보가 22일 오후 지역구인 서울 중랑구 상봉동에서 주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그는 오토바이 배달과 기초의회 활동이 닮았다고 생각한다. “자동차로는 닿지 못하는 골목 구석구석까지 오토바이로는 배달할 수 있다. 기초의회도, 중앙정치로는 풀리지 않는 민원과 삶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참고할 만한 경험도 했다. 그가 속해 있는 라이더유니온과 지역 복지센터, 사회적 기업 등이 모여 지역 돌봄 협동조합을 꾸려본 것이다. 취약계층 어르신에게 도시락 배달, 코로나19 자가격리자에게 약 배송 같은 사업을 했는데, 이렇게 지역에서 돌봄 수요를 찾아내 지역에서 해결하면서 공공의 가치를 만들어내는 일은 기초의회에서도 시도해볼 만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안부 확인 서비스, 1인 가구 안전망 등으로도 확장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오토바이로 배달을 하다 보면 아이들 통학로, 보행환경, 비장애인 중심 시설이 눈에 들어온다. 모두가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는 ‘배리어 프리 자치구’를 만들고 싶어진 건 그 배달 노동의 결과다. 다회용기 배달 시스템 구축, 쓰레기 배출 저감 정책 등을 추진하고 싶은 것도 마찬가지다.
중랑구는 청년 1인 가구가 비교적 많은 곳이지만, 현재 가장 젊은 구의원이 40대다. “먹고사느라, 청년들 중엔 집에서 잠만 자고 나가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거기엔 기초의회가 청년을 배제하고 그들의 관심을 반영하거나 효능감을 충족시켜주지 못한 책임도 있다. 청년이라고 해서 하나의 모습으로 존재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껏 정치에서 배제돼왔다는 것만은 공통점이다. 청년 당사자로서 미래의 대안을 찾아보고 싶다.” 그러려면, 지난 총선 때의 득표율 2.8%(2706표)을 반드시 크게 뛰어넘어야 한다. 그는 “여기가 3인 선거구라 3명까지 구의원이 된다는 걸 열심히 알리고 있다. 양당제에 실망한 시민들이 많고, 배제된 청년들, 배달노동자 동료들도 열심히 도와주고 있다. 그동안 정의당 중랑구 민생센터를 운영하면서 상가나 주택 임대차보호법 상담도 많이 했고, 이 지역에 많은 봉제노동자들의 임금 체불이나 성희롱 문제를 함께 해결하기도 했다. 산업재해나 손해사정 상담도 열심히 했다. 의무감이 아니라, 지역을 아끼는 마음으로 한 활동이라는 걸 알아주시는 주민들이 있는 것 같다.”
뮤지컬 전공 대학생이었던 그는 학교에도 존재하는 군대 문화가 체질에 맞지 않았다. 그러다 2014년 세월호 참사를 목도하며 무기력감을 느꼈고, ‘행복한 삶’을 좇는 게 공허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길로 학교를 그만두고, 노동을 하면서 민주주의를 공부했다. “내가 특별히 뛰어난 사람은 아니지만 젊음을 좋은 일에 쓰자, 동료들과 연대하는 가치 있는 삶을 살자는 결심을 하게 됐다. 그런 생각을 정치로 구현해보고 싶다. 지역에서 진보정당의 뿌리를 굳건히 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활동명 미어캣. 이숲(33) 녹색당 서울 마포(라) 후보가 출마 선언을 했을 때, 사람들은 그의 본명을 오히려 낯설어했다. “얼굴이 미어캣을 닮아 이런 별명이 붙기도 했지만, 미어캣의 특성이 개개는 힘이 없지만 서로 돌아가면서 자기들이 사는 곳을 지킨다. 나도 미어캣처럼 살아가고 있단 생각에 7년간 이 이름으로 활동했다.”
이숲은 2015년 서울 한남동에서 강제철거 위기에 몰렸던 카페 겸 문화공간인 테이크아웃드로잉에서 연대 활동을 한 것에서 시작해 “쫓겨나고, 사라지는” 여러 현장에서 힘을 보태왔다. 그리고 그런 현장에서 언젠가부터 ‘보이지 않는 사람’을 찾기 시작했다. “책임과 권한이 있는 사람들은 왜 이 현장에 없을까. 사람들의 삶을 살피고, 필요한 법을 제정하고, 갈등을 조율하는 게 그들의 역할이 아닐까. 그들이 말하는 정치란 무엇일까.” 질문이 쌓여갔다. 주민과 지역을 잇는 좀 더 튼튼한 다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에게 청년정치란 “기성 정치에서 소외되고 배제된 목소리를 듣는 것”이다. “지역 활동을 많이 한 ‘미어캣’이 직접 출마해보라”는 주변 활동가들의 권유에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했다.
이숲 녹색당 후보가 28일 오후 지역구인 서울 마포구 대흥동에서 주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이숲은 마을 사람들의 필요를 파악하고, 마을의 예산이 적재적소에 쓰이는지 잘 확인하는 사람이 기초의원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선거의 1순위 공약은 ‘지하철 6호선 대흥역 엘리베이터 설치’다. 대흥·염리동은 대학가 인근이면서 오래된 주택, 신축 아파트가 뒤섞인 지역으로 20대부터 노년층까지 인구 연령층이 다양하다. 출입구에 엘리베이터가 없는 지하철 역사는 휠체어나 유아차를 사용하는 시민의 접근성을 떨어뜨린다. “장애인 이동권 문제가 부각되는 가운데, 최근 대흥역 출입구 엘리베이터 설치를 주제로 정당 연설회를 했다. 주민들이 꼭 필요하다면서, ‘엄지 척’ 하며 응원해주시더라.”
대학에서 애니메이션을 전공한 이숲은 대학 졸업 직후 취업한 평범한 생활인이었다. 야근이 많은 영상업계의 특성상 직장 생활은 과로의 연속이었다. “일찍 퇴근하면 11시, 늦으면 새벽 2~3시.” 직장을 그만뒀을 때는 번아웃 증후군이 찾아와 오랫동안 집에서 나오지도 않을 정도로 기력을 잃었다.
반면 젠트리피케이션 문제로 연대 활동을 할 때는 오히려 힘을 얻었다. 용역들이 밀고 들어오는 현장에서 밤샘 지킴이 활동을 하면서 “큰돈을 벌지 못해도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2015년 자본과 권력에 밀려난 문화공간을 지키는 일은 자연스레 서울 곳곳에서 떠밀리는 이들과 연대하는 일로 이어졌다. “바쁘고 힘들어도 불만이 생기지 않는”, “내가 잘하고, 좋아하는 일을 하며 타인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찾아 경의선공유지시민행동, 기후위기비상행동 상근 활동가로 일했다.
최근 출퇴근길 주민들에게 명함을 나눠주며 자주 듣는 이야기는 “주민을 위한 음악회나 행사를 열어주면 좋겠다는 것, 그리고 지역 정치가 변해야 한다는 것”이다. 선거 운동을 하다 보면 동네 어르신이 “젊은 정치인 파이팅!”을 외치며 쌍화탕을 주고 가기도 하고, 청년 주민이 “오, 녹색당!” 하면서 손인사를 하기도 한단다. 그런 이들과 어울려 하고 싶은 일이 많다. 경의선 공유지를 주민들의 공간으로 되살리는 일은 그가 당선되면 꼭 실현하고 싶은 일이다. 지상으로 다니던 경의중앙선이 지하로 들어가면서 생긴 공터인 경의선 공유지는 4년여간 공공의 공간으로 시민들이 점거했으나 2020년 철거됐다. 그곳에서 다시 주민들과 음악회를 여는 상상을 한다. 지역 상황에 기반한 기후정의조례도 주민들과 함께 만들어가고 싶다고 한다.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신소윤 기자
yo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