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2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단
2일 국회에서 열린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첫날 인사청문회에선 한 후보자가 공직 퇴임 뒤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고액의 보수를 받고 고문 활동을 한 것을 두고 ‘전관예우’와 ‘이해충돌’ 논란 등이 집중 제기됐다. 한 후보자는 고액의 고문료에 대해선 “송구스럽다”고 고개를 숙이면서도, 김앤장 근무를 두고 제기된 ‘전관예우’와 ‘이해충돌’ 논란에 대해선, 청문위원들과 설전까지 벌이며 적극 해명에 나섰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인사청문회에선 공직→김앤장→공직→김앤장을 넘나든 한 후보자의 이력을 비판하며 “회전문 인사의 끝판왕”(강병원 의원), “사건을 수임하고 지원하는 로비스트인지 브로커인지 헷갈린다”(남인순 의원)고 비판을 쏟아냈다. 최강욱 민주당 의원도 “로펌 업계에서 영업과 위상에 많은 혜택이 기대되기 때문에 후보자 같은 분을 모시면 ‘빅샷’이라고 표현한다”며 ‘전관예우’ 논란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한 후보자는 “일생을 살면서 한번도 빅샷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반박했고, 회전문 인사 비판 대목에선 양손을 내저으며 “나가도 한참 너무 나갔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김앤장 고문 활동을 두고 “공적 여러 직책에서 경험과 능력을 쌓은 사람이 민간 쪽에 가서 국가를 위해 도울 일이 있으면 도와야 한다”고 강변했다. 또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이 “사적 이익뿐 아니라 공적 이익을 고려해 (김앤장에) 간 것이냐’고 엄호성 질문을 던지자, “해외 투자를 유치하고, 우리 경제를 설명하고, 공공 외교를 하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봤기 때문”이라고 호응했다.
이날 청문회에선 한 후보자와 미국 헤지펀드인 론스타와의 관계도 집중 거론됐다. 배진교 정의당 의원은 론스타가 외한은행 인수 작업을 진행하던 시기, 한 후보자가 론스타 법률대리인인 김앤장에서 고문으로 일하며 헐값 매각에 관여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한 후보자는 “론스타 케이스에 관여한 바가 없다”며 “감사원과 검찰도 저를 단 한 번도 소환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한 후보자가 1989년부터 10년간 미국 통신업체 에이티앤티(AT&T)와 미국계 글로벌 정유사 모빌의 한국 자회사인 모빌오일코리아에 자신의 서울 종로구 단독주택을 임대하고 6억2천만원의 월세 소득을 올린 것도 도마에 올랐다. 김회재 민주당 의원이 “대가성이 있는 것이 아니냐”고 묻자 한 후보자는 “절대 그 기업에 대한 특혜(를 주거)나, 회사 책임자를 만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한편, 한 후보자는 이날 청문회에서 김미애 의원이 논란이 되는 일부 장관 후보자의 거취 문제와 관련해 “일부 후보의 자진사퇴 필요성을 대통령께 건의할 생각은 있느냐”고 묻자 “만약 총리로서 임무를 맡을 수 있다면 다시 한번 그런 것을 검토하는 계기가 있지 않겠나, 그렇게 생각한다”고도 말했다.
조윤영 기자
jyy@hani.co.kr 김해정 기자
sea@hani.co.kr 임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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