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이 국회의장이던 2019년 3월22일 국회 의장실에서 <한겨레>와 인터뷰하는 모습.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더불어민주당의 원로 문희상 전 국회의장이 18일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의 국회 인준에 민주당이 협조해야 한다고 밝혔다.
문 전 의장은 이날 <시비에스>(CBS) 라디오에 나와 “결국 국무총리 인준을 (민주당이) 해줘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기본에 더 부합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 후보자에) 많은 문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치적으로 내외의 엄청난 딜레마의 한 가운데 있고 위기이면서도 도전의 시기”라며 “첫 출발을 하는 (정부의) 첫 번 해에, 총리에 관해서 너무 정치적으로, 정략적으로만 생각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자가 윤석열 정부의 초대총리인 만큼, 다소간 흠결이 있더라도 야당이 대승적 차원에서 인준에 협조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문 전 의장은 다만 윤석열 대통령이 한동훈 법무부 장관 임명을 강행한 것에 대해서는 “두고두고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혹평했다. 그는 “한 장관 임명을 보면, 윤 대통령의 상징성 그 자체인 공정과 상식에 큰 결함이 되는 것”이라며 “검찰 출신, 그리고 제1야당이 제일 기피하는 인물, 그리고 누가 봐도 측근인 사람이라고 할 수 있는 이런 인사를 법무부 장관에 둔다는 것은 최악의 인사”라고 말했다.
문 전 의장은 ‘윤 대통령을 평가해달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100점 만점에) 50점이다. 낙제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을 ‘낙제’로 평가한 이유에 대해선 “나는 대통령 점수를 두 가지로 매긴다. 국민통합과 국가경영 능력. 그중 국민통합을 상수로 본다. 이걸 못하면 국가 경영을 아무리 잘해도 결과적으로 빵점이 된다. 지금 보면, 국민통합 부분은 점수를 줄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이와 관련 “최근 여야가 모처럼 합의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중재안)을 말 한마디로 여당 원내대표를 거수기로 만들어버렸다”며 “난 그 대목에 대해 (점수를)박하게 드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문 의장은 “의회주의를 무시하는 것은 국민 통합에서 제일 기본을 무시한 것”이라고 했다.
문 전 의장이 민주당에 매긴 점수는 40점이었다. 문 전 의장은 검찰 수사권 분리 법안 처리를 위해 민형배 의원을 탈당시킨 일 등을 “잘못”이라고 거론하며 “그것은 꼼수인데 꼼수는 국민들이 다 점수를 매기고 있다. 당장은 달지 모르나 국민적 여론이나 신뢰를 망치는 것이기 때문에 점수를 박하게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이 한동훈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보여준 전략 부재 등에 “아주 큰 실망을 하고 깊은 우려로 지켜보고 있는 중”이라고도 했다.
심우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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