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국회 본회의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이 통과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더불어민주당이 24일, 당내 경선을 통해 21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을 선출한다. 친문재인 쪽 지지를 받는 김진표 의원에게 상대적으로 유리한 구도가 형성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나머지 후보들 간 ‘합종연횡’이 굳어진 판세를 뒤집을 막판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의장은 국회 본회의에서 무기명 투표로 선출하기 때문에 원내 1당에서 맡는 게 관례다. 당내 경선이 사실상 국회의장 선출 절차가 되는 셈이다. 현재 국회의장 경선에 출사표를 던진 이는 김진표·이상민·조정식 의원(이상 5선)과 우상호 의원(4선) 4명이다.
당내 분석을 종합하면, 국회의장 경선은 1강(김진표)-2중(조정식·우상호) 구도다. 김진표 의원은 당내 친문계와 정세균계 의원들로부터 폭넓은 지지를 받으며 상당한 수준의 고정표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2년 전 전반기 국회의장 경선 때 박병석 현 의장에게 자리를 ‘양보’했다는 점에서 이번엔 그가 국회의장을 맡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많다.
이재명계 좌장인 조정식 의원과 비문계로 분류되는 우상호 의원은 지지층이 겹친다. 조정식 의원은 대선 경선 과정에서부터 이재명 후보를 도우며 ‘신주류’로 떠올랐다. 당내 86그룹(1960년대 출생·1980년대 학번)의 맏형 격인 우상호 의원은 계파색은 옅지만, 지난 대선 당시 총괄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으며 이재명계와도 가깝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개혁적 성향의 초선의원들을 중심으로 지지세가 형성되며 조정식 의원 쪽 표를 잠식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의원은 ‘소신파’라는 당 내외 긍정적 평가에도 세가 뒷받침되지 않은 탓에 당선권에서 멀어진 모양새다.
당 안팎에선 조정식 의원과 우상호 의원이 단일화에 나서지 않는 이상 대세론을 꺾기 힘들 것이란 관측이 많다. 국회의장 선출을 위한 당내 경선은 결선투표가 없어 계파별로 표심이 모이는 쪽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양쪽이 ‘각개전투’로는 승산이 없다며 단일화 논의를 진행 중인 이유이기도 하다. 다만 성사 여부는 불투명하다. 한 민주당 의원은 “양쪽의 셈법이 달라 실제 단일화에 이를 수 있을지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5선인 변재일 의원과 4선인 김영주 의원의 2파전으로 치러지는 국회부의장 선거의 경우 조직력에서 앞선 김 의원이 우위에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의원이 부의장에 선출되면 전임인 김상희 의원에 이은 두번째 여성 국회부의장이 된다.
심우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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