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의 드래곤힐 호텔 전경.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정부가 용산 대통령실에 인접한 미군 용산기지 드래곤힐 호텔 부지를 돌려받고 대체 부지로 이전하는 방안을 미군과 협상 중이다. 이 부지는 한·미 정부가 2020년 주한미군 잔류기지를 건설하기로 합의한 곳인데, 윤석열 정부가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으로 이전하면서 집무실과 미군 시설이 맞닿는 상황이 벌어진 데 따른 것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6일 기자들에게 “(해당 부지에 미군 잔류기지를 두기로 한 건) 2년 전 합의인데 이후 대통령실을 용산으로 옮기게 됐다”며 “(새 정부 들어) 미군 쪽에서 잔류 부지 반환과 관련해 논의를 하자는 제안을 해왔고, 관련 논의를 진행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드래곤힐 호텔 부지는 용산 미군기지 평택 이전 뒤에도 잔류하며 한미연합사령관 전방사무소, 주한미군사령부·유엔사령부 전방 연락사무소 등이 배치될 계획이었다. 10만5천㎡에 이르는 드래곤힐 호텔은 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옛 국방부 청사 건물과 맞닿아 있다.
대통령 집무실과 미군 시설이 딱 붙게 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정부는 외교부와 국방부를 중심으로 ‘워킹그룹’을 구성해 미군 쪽과 대체 부지를 협의하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미국과 대체 부지를 협의 중인데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며 “원래 미국이 드래곤힐 부지를 완강하게 고수했는데 미국 쪽도 대통령실 용산 이전에 따른 상황 변화를 감안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안보실 관계자도 “한미연합사령부도 평택으로 이전했고, 미군 부대도 없는데 드래곤힐 부지만 남아있는 게 효용성이 떨어지지 않나. 대체부지를 협상 대상으로 미군 쪽과 ‘윈윈’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미군기지를 양분하는 ‘메인포스트’와 ‘사우스포스트’의 중심축에 있던 드래곤힐 호텔은 수영장·음식점을 포함한 미군 전용 숙박시설로, 용산공원 한 가운데 자리잡고 있어 그동안 ‘쇠말뚝’으로 불렸다. 시민사회에선 드래곤힐 호텔 부지를 제외한 부지 반환을 “반쪽짜리 기지 반환”이라고 비판해왔다.
배지현 기자
beep@hani.co.kr 권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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