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3일 국회에 출근해 대표실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혁신위원회 위원으로 선임된 천하람 순천갑 당협위원장이 7일 이준석 대표의 최근 행보를 두고 당내 비판이 나오는 것에 대해 “선거 때는 이 대표의 이런 이슈 주도권이 도움이 되니까 쪽쪽 빨아먹다가, 선거 끝나고 나서는 ‘너무 자기만 주목받는 거 아니야’ ‘자기 정치하는 거 아니야’ 하는 것은 앞뒤가 안 맞는 태도”라고 반박했다.
천 위원장은 이날 <시비에스>(CBS) 라디오에 나와 “원래 정치인이라는 게 어느 정도는 다 자기 정치를 하는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국민의힘 ‘친윤석열계(친윤)’ 핵심인 권성동 원내대표와 정진석 의원이 전날 이준석 당대표의 혁신위원회 설치와 우크라이나 방문 등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것을 맞받아친 것이다.
4·15 총선에서 전남 순천에 출마해 낙선한 천하람 위원이 선거운동 기간인 4월4일 순천역 앞 시장에서 시민과 함께 사진을 찍었다. 천하람 제공
그는 이 대표의 당 혁신위 설치를 계기로 당내 파워게임이 시작됐다는 관측에 대해서도 “저희 당에서 혁신이라는 키워드를 잘 선점했는데, 소위 말해서 윤석열 대통령과 가깝다고 하는 중진 정치인들께서 (당 혁신위를) 공격하다 보니까 혁신이라는 좋은 의미는 다소 퇴색되고 마치 이게 저희 당 내부의 권력 투쟁인 것처럼 비치고 있다”며 “혁신위원회가 활동하는 내용을 보고 비판을 해도 해야지 혁신하자는 거에 딴지를 거는 모양새”라고도 했다.
또 ‘당 혁신위가 2년 후 총선 공천룰을 결정하는 건 이르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선거 직전에는 (공천)룰을 만지면 더 큰 오해를 받기 때문에 총선을 2년 정도 앞둔 지금이 룰을 바꿀 수 있는 최적의 시기”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24일 이 대표의 ‘성 상납 의혹’ 관련 징계 건을 논의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징계가 내려질 시 당 대표직 유지가 가능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확실한 사실관계에 대한 파악이나 증거 없이 당 대표 징계 결정을 내린다면, 민주적으로 선출된, 대선과 지선이라는 큰 선거 두 번을 이긴 당 대표를 윤리위의 독단적인 결정으로 내쫓는 결과가 된다”고 했다. 그는 “이 대표와 관련한 이런저런 의혹들이 제기되고 있지만 여전히 의혹의 단계고 전혀 밝혀진 바는 없다”며 “대선과 지선을 승리로 이끈 당 대표라는 것은 팩트다. 정치적으로 어떤 결단을 내릴 때는 의혹보다는 팩트를 우선시하는 게 상식적인 태도”라고 덧붙였다.
김해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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