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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MB 사면 시사에 ‘검사 편애’ 고수…윤 대통령의 ‘마이 웨이’

등록 2022-06-09 23:50수정 2022-06-10 02:12

검찰 출신 편중 비판에도 “필요하면 또 기용”
여당 원내대표 수습 발언에도 개의치 않아
“이십몇년 수감하는 건…” MB 사면 강행 시사
민주당 “대통령의 오만과 독선에 경악” 반발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로 출근하며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로 출근하며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9일 계속되는 검찰 출신 편중 인선에 대한 비판에도 “필요하면 (검찰 출신을) 또 (기용)하겠다”고 밝혔다. 여당에서조차 ‘검찰 만능주의 인선’을 우려하며 수습하려는 상황인데도 윤 대통령은 “다 법률가들이 가야 하는 자리”라며 검찰 중용 기조를 고수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기자들이 ‘여권 인사에게 검찰 출신 인사들을 기용하지 않겠다는 의견을 밝혔는지’ 묻자 “필요하면 또 해야죠”라고 말했다. 이어 “권영세(통일부 장관), 원희룡(국토교통부 장관), 박민식(국가보훈처장)같이 검사 그만둔 지 20년이 다 되고 국회의원 3선, 4선, 도지사까지 하신 분을 검사 출신이라고 하는 것은 어폐가 있지 않으냐”고 말했다. 그는 전날 “과거 민변 출신들이 (각종 자리에) 도배를 하지 않았느냐”고 주장한 데 이어 이날도 “과거 정권에서도 전례에 따라 법률가들이 갈 만한 자리에 대해서만 배치를 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주요 보직과 법무부는 물론 국가정보원, 국무총리실 등 정부 전반에 걸쳐 검찰 출신을 기용한 게 ‘전례에 따른 것’이라는 것이다.

윤 대통령의 발언은 그 직전에 나온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발언과도 상반된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아침 <시비에스>(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검찰 편중 인선에 대해 “충분히 그런 비판이 가능하다”며 “대통령이 평생 검사로서 생활했기 때문에 중요한 부서·직위에 믿을 만한 사람을 쓸 수밖에 없다. 인재 풀에 한계가 있는 건 사실”이라고 했다. 이어 “어제 제가 (윤 대통령과) 통화해서 ‘더 이상 검사 출신을 쓸 자원이 있느냐’고 하니 (윤 대통령이) ‘없다’고 말했다”며 “아마 당분간은, 다음 인사 때까지는 모르겠지만, 앞으로는 더 이상 검사 출신을 기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여당의 원내대표가 검찰 편중 인사를 우려하며 수습에 나서자마자 윤 대통령이 이를 가볍게 묵살하면서 ‘마이 웨이’를 재확인한 모양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윤 대통령과 권 원내대표의 발언이 엇갈리는 것을 두고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는 것”이라며 “인재를 쓰는 원칙은 같은 것이기 때문에 유연하게 하시겠다는 뜻”이라고 해명했다.

윤 대통령은 또 이날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 가능성에 대해서도 “이십몇년 수감생활을 하게 하는 건 안 맞지 않느냐. 과거의 전례를 비춰서라도”라며, 반대 여론에 개의치 않고 사면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반발했다. 이수진 원내대변인은 “여전히 ‘적재적소에 유능한 인물을 쓰는 것’이라며 강변하는 윤 대통령의 오만과 독선이 경악스럽다”고 비판했다. 신현영 대변인은 이 전 대통령 사면 가능성과 관련해 “국민은 지금도 여전히 사라진 천문학적인 국민 세금의 행방을 찾고 있는데 과연 국민께서 국민 혈세 탕진의 장본인을 사면하는 것에 공감하실지 의문스럽다”고 경고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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