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6일 국회에서 비공개 당무위원회를 마친 뒤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8·28 전당대회 경선 규정 수정안을 대부분 거둬들이며 당내 갈등을 봉합했다. 당대표 예비경선에 국민 여론조사 30%를 반영하고 권역별 최고위원 투표제를 철회하면서 주자들의 셈법도 달라질 전망이다.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6일 국회에서 열린 당무위원회 뒤 기자간담회에서 “당대표 예비경선은 중앙위원 70%, 여론조사 30%를 반영하기로 하고 최고위원 예비경선에서는 중앙위원만으로 컷오프를 결정한다”며 “최종적으로 수정안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여론조사 30%를 당대표 예비경선에만 반영하기로 절충한 것이다.
민주당 비대위는 당무위에 앞서 회의를 열어, ‘지역 다양성 확보’를 명분으로 최고위원 선거 2표 중 1표는 투표권자가 속한 권역 후보에게 반드시 행사하도록 한 권역별 투표제도 철회하며 스스로 초래한 논란을 주워 담았다. 우 위원장은 “전국정당으로 확대하는 데 민주당이 어려움을 겪어왔다는 문제 제기는 충분히 했지만, 제도 설계에 대해선 당 구성원들이 제시한 문제의식 가운데 일리 있는 지적이 있어 중장기 과제로 설계하자는 것이 표면적 이유”라고 말했다. 비대위안에 반발해 사퇴 뜻을 밝혔던 안규백 전당대회준비위원장은 당무위와 비대위의 결정을 수용하겠다며 사의를 접었다. 안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최고위원으로 출마한 분들은 국민적 여론이 아직은 성숙되지 않은 부분이 있고 (후보가) 13~14명이 되기 때문에 (여론조사의) 변별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부분에 대해선 이해한다”고 말했다. 지난 4일 비대위가 전준위의 ‘컷오프 여론조사 30% 반영안’ 등을 뒤집으면서 친이재명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공개적인 반발이 터져나왔지만, 비대위의 절충에 대부분 승복하는 분위기다.
민주당 당대표 예비경선을 통해 본경선에 오르는 후보는 모두 3명이다. ‘절대 강자’인 이재명 의원을 상수로 두면, 단 2명만이 본선에 오를 수 있는 것이다. 예비경선에서 여론조사 30%를 반영하면서 대중적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김민석·박용진 의원과 당내 기반이 상대적으로 튼실한 강병원·강훈식 의원의 셈법이 복잡해질 수 있다. 박 의원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비대위안도 미미한 혁신안이었는데 비대위에서 퇴행적으로 결정된 점이 바로잡혀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강병원 의원은 “민심을 더 듣자는 취지에서 국민한테 (의견을) 듣는 것이 맞다”며 “정해진 룰에 따라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최고위원 본경선 인원은 8명이다. 중앙위원들이 최고위원 컷오프 권한을 갖게 되면서 ‘처럼회’ 출신 최고위원 후보가 예비경선부터 위태로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처럼회에는 이재명 의원과 가까운 의원이 많아 이 의원의 ‘러닝메이트’로 초선인 김남국·양이원영·이수진(지역구) 의원의 출마가 거론되는 상황이었다. 중앙위원 투표로 최고위원 컷오프가 확정되자 친이재명계에선 당내 기반이 있는 재선급 의원의 최고위원 출마도 검토되고 있다.
조윤영 기자
jyy@hani.co.kr 임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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