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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장고 들어간 이준석…징계 재심·소송 높은 벽, 뾰족수 있을까

등록 2022-07-10 18:26수정 2022-07-11 02:44

10일 언론 인터뷰 등 공개일정 전면 중단
‘권성동 직무대행’ 수용돼 셀프 징계보류 난항
도덕성 치명타…변호사·참모진과 반격 모색중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8일 국회 당 대회의실에서 열린 중앙윤리위원회에 출석해 ‘성 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에 대해 소명한 뒤 이동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8일 국회 당 대회의실에서 열린 중앙윤리위원회에 출석해 ‘성 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에 대해 소명한 뒤 이동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성 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으로 ‘당원권 정지 6개월’이라는 중징계를 받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공개 일정을 중단한 채 장고에 들어갔다. 이 대표는 가능한 모든 ‘반격 카드’를 검토하고 있지만, 이미 당 안에서 자진 사퇴론이 불거져 나오는 등 고립이 심화되며 반전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당대표직에서 물러날 생각이 없다’며 총력 대응전을 예고했던 이 대표는 10일 예정됐던 언론 인터뷰를 모두 취소하는 등 공개 활동을 전면 중단했다. 11일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주재하는 최고위원회 회의에도 참석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한다. 대신 그는 변호사 등 참모진과 대응 방안 논의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 안에선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은 이 대표 앞에 쓸 수 있는 반격 카드가 그리 많지 않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 대표는 ‘당대표로서 징계 처분권이 있다’고 주장했지만, ‘권 원내대표 직무대행 체제’가 큰 논란 없이 수용되면서, 직접 징계를 무효화하는 방안은 이미 물 건너간 상태다. ‘윤리위 재심 청구’ 방안이 있지만, 당대표의 징계를 결정했던 현재 윤리위 구성이 그대로라 징계 처분이 번복될 가능성도 극히 낮다는 평가다. 이 대표가 법원에 직접 징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하는 방안도 거론되지만, 정치적 사안이라 법원이 인용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높다. 게다가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기각할 경우, 도리어 정치적 타격만 더 커질 수도 있다. 경찰의 성 상납 의혹 조사에서 ‘무혐의’를 받고, 당원권 정지 6개월 뒤 자연스럽게 복귀하는 방안이 가장 깔끔하지만, 당 안에서 불거지고 있는 ‘자진 사퇴’ 압박을 견뎌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페이스북에 이 대표를 향해 “차분히 사태를 정리하시고 누명 벗기 위한 사법적 절차에만 집중하라”고 적었다. 자진 사퇴를 하고 경찰 수사 대처에 주력하라는 조언이다.

이 대표는 지난 9일 페이스북에 애니메이션 <포카혼타스>의 주제가 ‘바람의 빛깔’ 번안곡 유튜브 링크를 공유했다. 가사는 ‘얼마나 크게 될지 나무를 베면 알 수가 없죠’ 등의 내용이다. 이 대표가 청년 정치의 상징인 자신이 윤석열 대통령 핵심 측근들과 싸우다가 조기에 밀려나게 된 자신의 처지를 에둘러 표현한 것이라는 풀이가 나왔다.

김해정 기자 se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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