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윤석열 대통령의 지인 아들이 대통령실 사회수석실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윤 대통령의 ‘사적 인연’을 고리로 한 채용이 추가로 드러나면서, ‘대통령실 사유화’ 논란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한겨레>가 15일 취재한 결과, 윤 대통령의 지인이자 강릉의 한 통신설비업체 대표인 우아무개씨의 아들이 대통령실 사회수석실 행정요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씨의 아버지는 윤 대통령이 대선 출마를 고민하던 지난해 5월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지역 정치인을 만나는 자리에 동석할 정도로 윤 대통령과 인연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제20대 대통령선거 참여 중앙당 후원회 연간 300만원 초과 기부자 명단’을 확인한 결과, 우씨는 지난해 7월26일 대선 예비후보였던 윤 대통령에게 1000만원을 후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우씨가 사회수석실 소속이 맞다”며 “우씨가 대선 캠프와 인수위원회에서 활동한 뒤 대통령실 직원으로 채용됐다”고 전했다. 다만 대통령실은 우씨가 윤 대통령과의 사적 인연 때문이 아니라, 강원도 강릉이 지역구인 권 대행의 추천을 통해 대통령실에 들어왔다는 입장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우씨 아버지와 권 대행이 가까운 사이라 권 대행을 통해 대선 캠프와 대통령실로 들어온 것으로 안다”며 “어느 캠프든 가족이나 친지, 지인이나 자제가 자원봉사로 참여해왔다. 자격기준이 없는 대통령실 비서실 직원 채용이 사적 채용이라는 건 앞뒤가 안 맞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강릉지청에 근무할 당시 우씨 아버지가 범죄예방위원회 소속이라 알았던 정도의 인연”이라고도 덧붙였다.
우씨에 앞서 윤 대통령의 오랜 지인의 아들로, 평소 윤 대통령을 ‘삼촌’, 김건희 여사를 ‘작은 엄마’로 부를 정도로 가까운 사이였던 황아무개씨가 시민사회수석실 행정관으로 채용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된 바 있다. 강원도 동해에서 전기공사 업체를 운영하는 황씨의 부친은 윤 대통령과 오랜 친분을 유지하며 함께 골프를 치는 멤버로 알려졌고, 황씨 부친도 우씨의 부친과 마찬가지로 지난해 5월 윤 대통령과 권 대행의 강릉 자리에 함께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은 이들의 채용을 ‘사적 채용’이라고 규정하는 것은 사실과 맞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강인선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최근 일부 언론에서 ‘사적 채용 논란’이라 보도된 인사들은 모두 선거 캠프에서부터 활동했고, 각자의 자리에서 헌신하여 대선 승리에 공헌했다”며 이렇게 밝혔다. 강 대변인은 “(이들이) 각자의 능력과 역량에 맞춰 공정하게 채용됐다”고도 덧붙였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에선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기는 것이 더 안전하겠다”고 비판했다. 이수진(비례)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각종 사적 인연으로 채용된 사람들이 대통령 부부를 공적으로 보좌할 수 있을리 만무하다”며 “대통령실, 나아가 윤석열 정부의 국정이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 것인지 심각한 우려를 제기한다”고 밝혔다.
이 원내대변인은 이어 “윤 대통령 부부는 즉각 사적으로 채용된 사람들을 모두 공개하고, 이들을 사퇴시키기 바란다”며 “대통령실 인사기준을 재정립하고 인사 추천·검증 시스템을 전면 재정비할 것을 약속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배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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