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하락 부담감? 여가부 업무보고, 7시간 앞두고 ‘연기’

오전 10시에 갑자기 연기 공지

윤석열 대통령이 20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로 출근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20일 오후로 예정됐던 여성가족부의 대통령 업무보고가 연기됐다. 윤석열 대통령의 주요 대선 공약 가운데 ‘여성가족부 폐지’가 주목 받아온 만큼, 조직 개편과 관련된 내용 공개를 미루려는 의도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대통령실은 이날 오전 10시께 출입기자단 공지를 통해 “오늘 오후 예정됐던 여가부 업무보고는 전체 업무보고 일정 조정으로 순연됐음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원래 이날 오후 5시 용산 대통령실에서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의 업무보고를 받을 예정이었다. 업무보고 뒤에는 김 장관이 직접 기자들 질문에 답하는 일정도 있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여성가족부 업무보고가 미뤄진 배경에 대해 “여러 가지 일정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순연된 것”이라며 “일정이 조정되는 경우는 자주 있다. 각 부처 사정도 있고 국회 사정과 연결되는 경우도 있기에 바뀔 가능성은 늘 있다고 생각하고 대비해 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업무보고 당일 일정이 연기되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에 대해 “대통령 일정이 밀리기 때문에 업무보고가 (예정된) 오후 5시에 시작된다는 보장이 없었다”며 “(이후 김 장관 브리핑 시간까지 고려하면) 여가부에 관심이 많으니 가급적 시간을 당겨서 해야 하지 않을까 그런 얘기는 전날부터 많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시간대가 너무 늦어 일정 조정 가능성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여가부 조직 개편과 관련한 내용이 언론에 공개될 경우, 하락세인 대통령 국정 지지율에 한층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내부 판단이 있었다는 이야기도 적지 않다. 여가부의 새 업무보고 일정은 아직 잡히지 않았다.

대통령실은 여가부를 비롯해 외교부·법무부 등 남은 부처들의 업무 일정도 재조정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윤 대통령이 전임 정부에서 임명된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과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의 업무보고를 받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대통령실 관계자는 “권익위와 방통위 업무보고는 마지막 주 일정이었는데, 다른 부처 일정이 조금씩 움직이니 (업무보고 관련 내용이) 확정되기까지는 시간이 좀 더 걸릴 것 같다”고 했다.

김미나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