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박용진 의원이 17일 오후 광주 서구 <한국방송>(KBS) 광주방송총국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자 방송 토론회 시작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경선이 이재명·박용진 의원이 맞붙는 양자구도로 재편됐지만 대세론에 제동을 걸 ‘반이재명 전선’에는 좀처럼 힘이 실리지 못하고 있다. 중도 사퇴한 강훈식 의원이 ‘반명 단일화’에 선을 그은데다, 박 의원이 당내 기댈 조직이 없는 ‘비주류’인 탓에 반명 드라이브가 확산되는 데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강 의원 사퇴 뒤 보정된 권리당원 누적 득표율을 보면, 이 의원은 73.28%, 박 의원은 19.9%다. 1차 국민 여론조사 득표율도 이 의원이 82.45%를 기록하며 박 의원(17.55%)을 압도하며, ‘어대명’에서 ‘확대명’(확실히 당대표는 이재명)으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당 안에선 지난 15일 사퇴한 강 의원이 ‘반명 단일화’에 끝까지 선을 그은 탓에, 강 의원을 지지한 표심이 온전히 박 의원 쪽으로 이동하지 않고, 이 후보 쪽으로도 분산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박 의원이 당내 대표적인 비주류인 데다, 강 의원의 주요 지지 기반인 김근태계·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등과 접점도 없어 지지세를 옮겨오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강훈식 의원을 돕거나 지지한 사람들을 보면, 박용진 의원보다는 오히려 이재명 의원 쪽과 더 접점이 있는 사람들이 많다”며 “이들이 비주류 중에서도 색깔이 강한 박 의원을 지지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 의원에게 각을 세우고 있는 친문재인계·친이낙연계도 대선과 정권 교체 등을 거치며 결속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다. 이들은 이번 전당대회에서 강병원·설훈 의원에게 힘을 실었지만 두 사람 모두 예비경선에서 낙마했고, 박 의원과도 거리가 멀어 헤쳐모일 구심력도 없는 상황이다.
당 일각에선 지역 순회경선에서 이 의원에게 유리한 ‘권리당원 투표’ 결과만 공개돼 ‘밴드왜건 효과’(편승효과)만 강화되고 있다는 불만도 나온다. 강훈식 의원을 지지했던 조응천 의원은 18일 <문화방송>(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권리당원 중에 이재명 대표가 되어야 한다는 강성그룹들 위주로만 투표가 되고 있다”며 “중앙위에서 한 예비경선 결과가 오픈됐다면 (상황이) 조금 달라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오는 20일∼21일 호남 지역 경선에서 선전해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박 의원은 이날 <경인방송>(IFM) 라디오 인터뷰에서 “전체 권리당원의 아직 73%가 투표를 안했다”며 “일대일 구도로 진행이 됐으니 경선은 제대로 불이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우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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