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9월 인천 부평구 부평생활문화센터에서 일제강점기 강제노역 피해를 본 이자순(왼쪽 네번째)·전옥남(다섯번째) 할머니가 강제노동 당시 상황에 대해 증언하고 있다. 이정하 기자 jungha98@hani.co.kr
일본 강제징용 피해자인 전옥남 할머니가 1일 오전 10시40분 92살을 일기로 별세했다고 태평양전쟁피해자보상추진협의회 등이 밝혔다.
1930년 5월 경남 마산에서 태어난 전 할머니는 14살 나이로 전북 군산공립소화심상소학교에 다니던 1944년, 일본 군수기업인 후지코시 도야마공장에 강제동원돼 베어링을 만드는 작업에 투입됐다. 작업을 하다 손가락을 심하게 다쳐 절단 직전까지 갔지만, 노동을 계속해야 했고 해방 뒤 어렵게 고향에 돌아왔으나 임금은 한푼도 받지 못했다고 한다.
고인은 2003년 후지코시를 상대로 도야마지방재판소에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한-일 청구권협정으로 개인 청구권은 소멸되었다’는 이유로 패소했다. 고인은 2013년 국내 법원에 다시 소송을 제기했고, 2019년 1월 서울고등법원에서 승소했다. 그러나 판결 이행은 보지 못한 채 영면했다. 원고 가운데 전 할머니를 포함한 5명은 별세했고, 이제 남은 피해 생존자는 9명이다.
유족은 아들 이종환·종철·종진씨, 딸 명숙씨, 며느리 진영애·김현숙·원인숙씨 등이 있다. 빈소는 인천광역시의료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오는 3일 오전 5시30분이다. (032)580-6674.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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