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촬영된 정진석 비대위원장의 휴대전화 화면에 정 비대위원장이 유상범 의원과 주고받은 문자가 보인다. 정 비대위원장의 "중징계중 해당행위 경고해야지요" 메시지에 유상범 의원이 "성상납 부분 기소가 되면 함께 올려 제명해야죠"라고 답했다. 정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후 문자 내용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지난달 8월 13일 제가 유상범 의원에게 보낸 문자"라며 "저는 비대위원장이 아니었고 평의원이었다"라고 밝혔다. 공동취재사진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당 윤리위원인 유상범 의원과 이준석 전 대표 추가 징계를 두고 의견을 나눈 문자메시지가 19일 공개됐다. 이 전 대표는 ‘비대위원장과 윤리위원의 부적절한 논의’라고 반발했지만 정 위원장은 ‘비대위원장이 되기 전에 나눈 대화’라고 반박했다.
국회사진기자단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정 위원장이 유 의원과 나눈 카카오톡 메시지를 포착했다. 여기에는 정 위원장이 “중징계 중 해당행위 경고해야지요”라는 메시지를 보내자 유 의원이 “성 상납 부분 기소가 되면 함께 올려 제명을 해야죠”라고 답한 내용이 담겼다. 당 윤리위원회는 전날 긴급회의를 열어 이 전 대표에 대한 추가 징계 절차를 개시한 상태다.
이 전 대표는 곧바로 페이스북에 정 위원장의 문자메시지를 공유했고 “무리한 짓을 많이 하니까 이렇게 자꾸 사진에 찍히는 것”, “윤리위원과 비대위원장이 경찰 수사결과를 예측하며 징계를 상의하고 지시를 내린다”며 반발했다.
논란이 되자 정 위원장은 “휴대폰에 뜬 제 문자는 지난달 8월13일 유 의원에게 보낸 문자”라고 해명했다. 정 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그날은 이 전 대표가 기자회견을 자청해서 어마어마하게 당을 공격했다. 그 기자회견을 보고 하도 기가 막혀서 유 의원에게 문자를 보냈다. 당시 저는 평의원이었다”고 말했다. 올해 8월13일은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라는 윤 대통령의 메시지가 공개(올해 7월26일)된 뒤 이 전 대표가 처음으로 공식 기자회견을 한 날이었다.
정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서도 “8월13은 이준석 전 대표가 입에 담지 못할 악담을 당과 당원에게 퍼부은 날 아니냐. 양두구육(이라는 표현이) 나왔다”며 “중징계 받고 근신 중인 당대표가 이런 막말을 당과 당원들에게 난사했는데 ‘어떻게 윤리위가 경고 안 하냐’는 말을 못하냐. 저는 당연히 해야 할 이야기를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상범 의원도 기자들과 만나 “(이 전 대표가) 성상납 의혹 문제로 기소되면 제명할 수밖에 없지 않냐는 개인적인 의견을 밝혔다”면서도 “윤리위원으로서 개인적인 의견 밝히는 게 적절하지 못하다는 지적에 저도 일정 부분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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