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국민의힘 전 의원이 17일 대구 동구 팔공총림 동화사를 방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나경원 국민의힘 전 의원은 19일 홍준표 대구시장의 거듭된 공세에 “상당히 유감”이라며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특히 홍 시장이 ‘부창부수’라고 언급까지 한 것에 대해서는 “책임지셔야 할 것”이라고도 했다. 국민의힘 당대표 출마를 고민하고 있는 나 전 의원은 이틀 연속 공식 일정 없이 잠행에 들어갔다.
나 전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어 “홍준표 시장의 ‘부창부수’ 발언은 전혀 근거 없는 허위 주장”이라며 “가족까지 공격하는 무자비함에 상당히 유감이다. 홍준표 시장께서는 그 발언에 대해 분명히 책임지셔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 시장은 전날 페이스북에 “부창부수(서로 협동하고 화합하는 부부)라는 말은 동양적 전통을 나타내는 아름다운 말”이라며 “그런데 부부가 좋은 의미로 부창부수하는 게 아니라 오로지 출세를 욕망하고자 부창부수한다면 그건 참 곤란하다”고 썼다. 홍 시장은 무엇을 두고 부창부수라고 한 것인지 구체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나 전 의원이 국민의힘 당대표 출마를 고려하고 있고, 나 전 의원의 남편 김재호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에 대해 대법관 예정설이 나오는 것을 겨냥한 것이란 말이 돌았다.
홍 시장은 “각자의 자리를 위해 부부가 온갖 수단을 동원해 남들은 한자리도 벅찬 것을 부부 각자가 최고의 자리에 가겠다고 한다”며 “미국 클린턴 부부야 탁월한 사람들이고 윤리의식이 다르니 이해할 수 있지만 한국사회에서는 받아들이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한편 대통령실과 당내 친윤석열계의 비토 분위기 속, 국민의힘 지지층을 대상으로 한 당대표 여론조사에서도 지지율 하락세를 보이자, 나 전 의원은 이날도 공식 일정을 잡지 않은 채 당대표 출마 여부를 두고 고심에 들어갔다. 나 전 의원은 전날에도 국민의힘 대전시당 신년 인사회에 불참하는 등 공개 일정을 취소했다.
오연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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