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3·8 전당대회를 앞두고 기존의 ‘당원투표 70%, 여론조사 30%’ 방식을 당원투표 100%로 바꿨다. 결선투표도 도입했다. 대중적 인지도가 미미했던 친윤석열계 후보의 무난한 당선을 위한 포석이었다. 친윤 주자를 표방했던 나경원 전 의원이 사실상 친윤계에서 파문되면서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장제원 의원이 지지하는 김기현 의원이 명실상부한 ‘유일 친윤 후보’가 됐다. 전당대회에서 당심은 친윤계의 바람대로 움직일까.
현재 국민의힘 책임당원은 80만명에 달한다. 이준석 전 대표가 승리한 2021년 6월 전당대회 때(28만명)와 비교해 3배 가까이 늘었다. 20~40대 비율은 약 32%이며, 지역별로는 수도권 37%, 대구·경북 22%, 부산·울산·경남 19%로 비교적 고른 분포를 보인다. 당 지도부 의원은 <한겨레>에 “우리나라 인구분포와 정비례하는 건 아니지만, 인구분포에 많이 근접해있다”며 “전반적인 당원들 기류는 대통령 뜻에 반대하는 사람은 안 찍겠다는 거지만, 젊은층은 이준석 대표 영향도 받았을 거라고 추측이 된다. 결국 당원들이 어디로 튈지 모른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책임당원 수가 늘면서 의원을 정점으로 한 ‘오더 투표’도 먹히지 않아 불확실성이 더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영남 중진 의원은 “예전처럼 당협위원장이 당원들을 컨트롤할 수 있는 분위기도 아니고, 그런 상황도 못 된다”고 전했다. 나 전 의원이 ‘비윤 후보’로 자리매김하면서 결선투표 변수도 더욱 커졌다. 나 전 의원이나 안철수 의원이 결선에 오르면 ‘비윤’과 수도권 표심이 결집할 수 있는 까닭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김기현 의원 쪽에 현역의원이 많이 가 있으니 절대적으로 유리한 것처럼 보이지만, 당원들 대다수는 공천과 관련 없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은 굳이 김 의원을 뽑을 이유가 없다”며 “결선투표제도 있기 때문에 마지막에 결국 표가 어디로 쏠릴지는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서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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