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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김기현의 약점? 나경원의 기회?…국힘 당권주자 6인 SWOT

등록 2023-01-23 11:33수정 2023-01-24 09:29

국민의힘 당권주자 6명의 장단강약
설 연휴가 끝나면 국민의힘 전당대회 경쟁이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국민의힘은 다음달 2∼3일 후보등록을 받는다. 본격적인 레이스에 앞서 <한겨레>가 주요 당권주자들의 강점(Strength), 약점(Weakness), 기회(Opportunity), 위기(Threat)를 분석해봤다.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이 9일 서울 여의도에 마련된 전당대회 경선 캠프 ‘김기현의 5560 이기는 캠프' 개소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이 9일 서울 여의도에 마련된 전당대회 경선 캠프 ‘김기현의 5560 이기는 캠프' 개소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① 김기현 - ‘윤심’타고 당대표행 순항?

‘친윤계의 지지’는 김기현 의원의 가장 큰 강점이다. 국민의힘 안에선 정권 초 당대표가 대통령과 호흡을 맞춰 국정과제를 수행해야 내년 4월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공감대가 있다.

전대 초기부터 ‘윤심’이 어느 후보로 향하느냐에 관심이 쏠린 이유다. 이런 상황에서 김 의원은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의 전폭적 지지를 받으며 당 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장제원 의원과의 ‘김장연대’를 했다. 지난달 17일에는 당권주자로는 가장 먼저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관저에 초대를 받았다.

김 의원의 약점은 ‘낮은 인지도’다. 나경원 전 의원, 안철수 의원에 견주면 대중적 인지도 많이 떨어진다. 김 의원 캠프 안에서도 낮은 인지도 탓에 전대 초기부터 유튜브, 예능프로그램에 공격적으로 출연하는 전략을 세우기도 했다.

기회이자 변수는 나 전 의원의 불출마 가능성이다. 이번 전당대회는 당원투표100%로 치러지는데, 김 의원과 나 전 의원은 영남·60대 이상의 지지층이 겹친다. 김 의원 쪽은 나 전 의원이 불출마하면 나 전 의원의 지지층 일부가 김 의원을 지지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그러나 ‘윤핵관’ 의원들의 지나친 견제는 오히려 위협요인이 될 수 있다. 장제원 의원 등 친윤계 의원들의 노골적인 나 전 의원 견제와 날선 발언은 오히려 나 전 의원에 대한 동정론을 키울 수 있다.

나경원 전 의원이 17일 대구 동구 팔공총림 동화사를 방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나경원 전 의원이 17일 대구 동구 팔공총림 동화사를 방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② 나경원 - 높은 인지도로 당대표?

나 전 의원은 ‘높은 당원 인지도’가 강점이다. 오랜 정치경험과 수도권에서 4선을 한 이력, ‘강성보수’ 행보 등이 원인이다. 그러나 ‘윤 대통령과의 갈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은 나 전 의원에게 불리하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해임 과정에서 윤 대통령과의 갈등은 정점에 달했다. 짙어지는 ‘반윤 프레임’은 나 전 의원에게 치명적이다. 지난 17일 대통령실은 나 전 의원 해임 과정에 대해 “대통령의 정확한 진상 파악에 따른 결정”이라며 나 전 의원의 “해임이 대통령의 본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주장을 공개 반박했다. 이후 여론조사에서 나 전 의원은 지지율 하락세다. 대통령실과의 갈등으로 ‘반윤’ 딱지가 선명해질수록 당원들의 표심도 그로부터 멀어질 수 있다.

가능성은 낮지만 ‘윤 대통령과의 극적인 화해’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나 전 의원은 윤핵관들과는 각을 세우면서도 자신이 ‘친윤’임을 강조한다. 그는 지난 16일 “죽었다 깨어나도 ‘반윤’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을 의식한 듯 나 전 의원은 지난 20일 입장문을 내어 “최근 저의 발언, 특히 저에 대한 해임 결정이 대통령님 본의가 아닐 것이라 말씀드린 것은 제 불찰이다. 관련된 논란으로 대통령님께 누가 된 점, 윤석열 대통령님께 깊이 사과드린다”며 대통령실과 친윤계의 반감을 누그러뜨리려는 제스처를 취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9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당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9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당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③ 안철수 - ‘단일화’ 없이 대표될까

‘높은 대중적 인지도’는 안철수 의원의 강점이다. 정치인 이전에 의사·프로그래머·벤처기업 경영자·대학교수 등으로 이름을 알려왔고, 대선에 두번이나 도전했다. 중도보수 이미지도 갖췄다. 그러나 약한 지지기반은 치명적인 약점이다. 안 의원은 지난 대선에서 당시 윤석열 후보와 단일화의 조건으로 합당하면서 국민의힘으로 들어와 당내 기반이 허약하다. 당원투표 100%로 진행되는 전당대회에서는 불리할 수밖에 없다.

안 의원의 경쟁력은 결선투표까지 올라가서 발휘될 거란 전망이 있다. 안 의원은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을 맡은 이력을 앞세워 윤 대통령과 국정운영 파트너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윤 대통령을 향해 때때로 쓴소리를 하며 계파 색채가 옅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 결선투표에 올라갔을 때 김기현 의원이나 나경원 전 의원 등 상대의 표를 흡수할 가능성이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에브리씨앤알'이 폴리뉴스와 에브리뉴스 의뢰로 지난 14~15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 중 국민의힘 지지층 417명을 대상으로 김기현·나경원·안철수 후보의 일대일 가상대결을 물은 결과 안 의원이 김 의원, 나 전 의원과의 대결에서 각각 48.4%(김기현 42.8%), 48.0%(나경원 41.9%)의 지지도를 얻었다. (자세한 것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고)

선거 때마다 ‘단일화’ 하곤 했던 전례는 위험 요소다. 안 의원은 과거 서울시장 보궐선거, 대통령 선거 등에서 단일화를 하며 중도포기했던 적이 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2023 신년인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2023 신년인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④ 윤상현 - ‘수도권 당대표론’ 먹힐까

윤상현 의원은 일찌감치 ‘수도권 당대표론’을 주장했다. 인천 동구미추홀구을이 지역구인 윤 의원은 민주당이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수도권 의석을 다음 총선에서 반드시 찾아와야 한다는 논리로 수도권 출신 당대표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수도권 당원 비중 30%가 넘는다는 점에서 ‘수도권 당대표론’은 당원들의 주목을 끌 요인이 된다. 수도권 대표론은 영남권의 김기현 의원이 치고나갈 경우 외려 수도권 주자 연대 움직임을 더 강하게 할 수 있다.

극복해야 할 약점으로는 ‘낮은 인지도’가 꼽힌다.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이 16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대표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이 16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대표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⑤ 조경태 - ‘개혁카드’ 먹힐까

조경태 의원이 꺼내든 무기는 ‘개혁 공약’이다. 지난 16일 출마 선언을 하면서 그는 3폐 정치개혁(비례대표제, 국회의원의 면책·불체포특권 폐지, 정당국고보조금 폐지), 100% 국민참여경선 공천 등을 약속했다. 그는 민주당 출신이라는 이색 경력이 있다. 하지만 낮은 인지도는 약점이다.

유력 후보들의 합종연횡 움직임은 조 의원에겐 불리하다. 그의 강점인 개혁 관련 공약들도 각종 ‘연대설’에 묻히기 때문이다.

유승민 전 의원이 지난해 9월29일 경북대에서 ‘무능한 정치를 바꾸려면’이라는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승민 전 의원이 지난해 9월29일 경북대에서 ‘무능한 정치를 바꾸려면’이라는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⑥ 유승민 - ‘반윤 당대표?’

유승민 전 의원은 출마 여부가 불투명하다. 그는 ‘반윤’후보 상징성이 크다. 일반 여론조사 1위 후보라는 확장성도 강점이다. 그는 최근 페이스북과 각종 강연을 통해 거침없이 윤 대통령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숨은 비윤계’의 표를 결집할 수 있다. 하지만, 친윤계의 반감이 크고, 주변 세력이 적은 것은 단점이다. 윤 대통령에 대한 유 전 의원의 비판을 당원들이 불편해 한다는 분석도 있다.

오연서 기자 lovelett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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