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최고위원 선거 경쟁전이 ‘원외’를 중심으로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나경원 전 의원의 출마 여부 등의 변수로 당대표 선거 구도가 명확하게 정리되지 않아 현역 의원들의 셈법이 복잡해진 사이, 원외 후보들이 ‘친윤(친윤석열계) 대 비윤’ 구도를 만들며 자신들의 이름을 각인시키기 위해 분주하다.
국민의힘은 이번 전당대회(3월8일)에서 모두 5명의 최고위원(만 45살 미만 청년 최고위원 1명 포함)을 선출한다. 지난해 ‘이준석 전 대표 사태’ 이후 ‘선출 최고위원 5인 중 4인 이상이 사퇴·궐위 시 비상대책위원회’를 설치할 수 있다고 당헌을 개정한 만큼, 당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서라도 그 어느 때보다 최고위원 구성이 어떻게 되느냐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전당대회 후보 등록(2월2~3일)이 열흘 앞으로 다가온 24일,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이들은 모두 9명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 현역 의원은 초선인 태영호·지성호 의원 두 사람뿐이다. 김상훈(3선), 박성중·송언석·이만희(재선), 양금희·이용·정희용·조수진·허은아 의원(초선) 등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지만, 아직까진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수행팀장을 지낸 이용 의원이 최고위원 출마 쪽으로 마음을 굳혔다는 말만 나올 뿐이다. 나경원 전 의원의 출마 여부에 따라 최고위원 후보들의 당락 셈법이 크게 달라지는 만큼, 선뜻 나서기를 망설이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현역 의원들의 고심이 깊어지는 사이, 원외 후보들의 출마가 잇따르고 있다. 이날까지 보수 유투버 신혜식 ‘신의한수’ 대표, 김세의 ‘가로세로연구소’ 대표를 비롯해, 장예찬 청년재단 이사장과 이종배 서울시의원, 최주호 전 국민의힘 부산시당 청년위원장, 김영호 변호사, 김가람 전 한국청년회의소 중앙회장 등이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했다.
특히 한 자리뿐인 청년최고위원직을 놓고 ‘친윤계’ 후보를 자처하는 장예찬 이사장과 김영호 변호사 간 설전이 연일 이어지며 ‘친윤 대 비윤’ 구도가 형성되는 분위기다. 여기에 이준석 대표 시절 최고위원을 지낸 김용태 전 최고위원 역시 “이번 전당대회는 기득권을 사수하려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들의 간악한 수작을 조기에 심판하는 선거가 돼야 할 것”이라며 비윤계 후보로 출마하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오연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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