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국민의힘 비상위원장이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인 안철수 의원의 최근 ‘윤핵관’ ‘윤안연대’ 관련 발언 등에 대해 “엄중하게 경고해달라”고 당에 요청한 것으로 6일 확인됐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과하면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비대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어떤 경우든지 대통령이나 대통령실을 당내 선거에 끌어들이는 그런 의도적인 시도는 지양돼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일부 후보는 간신배니, 자꾸 윤핵관이란 악의적 프레임을 들먹이면서 선거 분위기 자체를 너무 과열하고 혼탁하게 만들어가는데 스스로 자제하길 바란다”며 “도가 지나치게 될 경우엔 저희들도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분명히 경고해둔다”고 말했다.
정 비대위원장의 경고는, 윤 대통령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한겨레>에 “윤 대통령이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을 통해 정 비대위원장에게 ‘안 의원에 대해 엄중 경고를 해달라’고 요청하신 게 맞다”고 밝혔다. 이 수석은 전날 정 비대위원장을 만나 20분가량 대화했는데, 이 자리에서 안 의원에 대한 엄중 경고를 요청하는 윤 대통령의 뜻을 전달했다는 것이다. 정 비대위원장도 “안철수 후보의 어제 주장에 대해 이 수석이 자세하게 이런이런 점이 좀 부당하다라는 점을, 경고성 발언을 저한테 전하고 갔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최근 당내 윤핵관들이 ‘윤심’을 내세워 선거에 개입하고 있는 것을 비판하며 윤 대통령과 자신의 연대설을 주장한 바 있다. 그는 지난 3일 유튜브 ‘펜앤드마이크’에 출연해 윤핵관에 대해 “그 사람들한테는 대통령의 어떤 안위는 안중에도 없고 자기들의 다음 다음 공천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31일에는 서울 중랑구갑 당원협의회 행사에서 “유난히 잘 맞는 연대, 윤안연대, 윤 대통령과 안철수의 연대”라고 말했다.
오연서 기자
loveletter@hani.co.kr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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