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머리발언을 하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국민의힘이 3·8 전당대회를 앞두고 사상 최다인 84만명에 가까운 선거인단 규모를 9일 공개했다. 각 후보 진영은 이준석 전 대표가 당선됐던 2021년 6·11 전당대회(32만8893명) 때보다 갑절 이상 늘어난 선거인단과 이들의 지역·연령별 분포를 놓고 맞춤형 전략 마련에 들어갔다.
국민의힘은 이날 총 83만9569명에 이르는 전당대회 선거인단 규모와 구성 분포를 발표했다. 지역별로는 영남(39.7%)과 수도권(37.8%) 비중이 높았다. 2년 전 전당대회와 견주면 수도권 비중은 32.3%에서 5.5%포인트 늘었고, 영남은 51.3%에서 11.6%포인트 줄었다. 연령대별로는 20∼40대 비중이 32.4%로, 50대 이상(67.6%)의 절반 수준이었다. 2년 전 전당대회 때와 비교하면 20~40대 비중은 27.3%에서 5.1%포인트 늘었고, 50대 이상은 72.6%에서 5%포인트 줄었다.
전체적으로 늘어난 51만여명의 당원은 ‘이준석 당대표’ 시절뿐 아니라 ‘2022년 대선’과 ‘윤석열 정부 출범’을 거치며 신규 유입된 것이어서, 이번 전당대회에서 누구에게 유리하게 작용할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다. 특히, 늘어난 수도권 및 20∼40대 당원과, 줄어든 영남 및 50대 이상 선거인단 구성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각 후보들은 비교우위를 강조했다. 울산에 지역구를 둔 김기현 의원 쪽은 “김 의원이 전통 당원에 강세를 보이는 건 맞지만, 새로 입당한 당원 가운데 윤석열 정부 성공을 바라며 입당한 분들이 많다”며 “이분들이 연령, 지역 상관없이 전국적으로 분포해 있으므로 1차 투표 과반 득표를 위해 수도권 등 전국을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철수 의원(경기 성남 분당갑) 쪽은 “수도권 선거인단 비중이 크다는 점에서 안 의원의 총선 승리 전략, 수도권 대표론이 힘을 받을 걸로 본다”며 “60대 이상 당원 비중이 높은 점은 정책과 메시지로 보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여론조사 3위권인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원협의회 위원장 쪽은 “당원 조직력이 부족하긴 하지만, 윤핵관에 거부감을 갖는 2030 당원들에게 특히 호소력이 있다”고 말했다.
후보들은 이날도 당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는 행보를 이어갔다. 김 의원은 서울에서 열린 보수 시민단체 ‘새로운민심 새민연’ 행사장에서 지난 7일에 이어 다시 나경원 전 의원과 만나 ‘연대’를 과시했다. 나 전 의원은 “(김 의원과) 인식을 공유했다고 말씀드렸다”고 지지 의사를 확인했다. 안 의원은 충북 청주와 괴산 당원 간담회에서 “낙하산 부대를 가진 사람은 대표가 되면 안 된다”며 친윤석열계 지지를 받는 김 의원을 비판했다. 천 위원장은 당에 인공지능 챗봇인 챗지피티(ChatGPT) 도입을 언급한 안 의원을 향해 “간은 그만 보고 챗지피티에 후보님이 친윤인지 비윤인지 물어보면 어떨까요”라고 페이스북을 통해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책임당원 6천명을 대상으로 8~9일 실시한 여론조사를 토대로, 10일 당대표 후보 4명, 최고위원 후보 8명, 청년최고위원 후보 4명을 추려 발표한다.
오연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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