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안철수·김기현·천하람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왼쪽부터)가 지난 23일 오후 강원 홍천군 홍천종합체육관에서 열린 제3차 전당대회 강원 합동연설회에서 당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국민의힘 3·8 전당대회를 열흘 가량 남긴 26일, 김기현, 안철수, 황교안, 천하람 등 4명의 당 대표 후보들은 저마다의 강점, 공약을 부각하거나 약점 털기에 나서며 지지율 올리기에 공을 들였다. 특히 여러 여론조사에서 1위를 기록하는 것으로 나타난 김 후보는 ‘울산 케이티엑스(KTX) 역세권 땅 투기 의혹’에 대해 수사 의뢰를 하며 위험 제거에 나섰다.
김 후보는 쟁점으로 떠오른 자신의 울산 부동산 의혹에 대해 수사 의뢰 방침을 밝혔다. 그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울산 땅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오늘 의뢰하고자 한다”며 “만약 내 소유 울산 땅과 관련해 불법으로 도로계획을 바꾸도록 직권을 남용했다거나, 불법으로 1800배의 시세차익을 얻었다면 그 즉시 정계를 떠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1998년 울산시 고문변호사 시절 울산시 울주군 임야 3만4920평(11만5438㎡)을 2억860만원에 사들였는데, 국회의원이던 2007년 울산 케이티엑스 연계도로 노선이 김 후보 땅을 통과하는 것으로 정해지는 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이후 시세차익을 얻은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는다. 자신의 약점을 잠재우고 8일 전대에서 과반 득표로 당선을 확정짓겠다는 뜻이 담긴 행보다. 그러나 황교안 후보는 페이스북에 “김 후보 땅 바로 옆 임야가 2016년 평당 44만1000원에 매매가 이뤄졌다. 김 후보 땅은 7년 전 땅값으로 쳐도 이미 155억원이 넘는다”고 적었다.
국민의힘 대표가 8일 전대에서 결정될지는 미지수다. <엠비엔>(MBN)과 <매일경제신문>이 넥스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4∼25일 국민의힘 지지층 295명을 대상으로 한 차기 당대표 적합도 조사(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5.7%포인트)에서 김 후보는 33.1%로 1위였지만, 과반에 크게 못미쳤다. 안철수(23.6%), 황교안(10%), 천하람(6.1%) 후보가 김 후보의 뒤를 이었다.
안 후보는 결선에 진출하면 수도권 대표론이 먹힐 것으로 본다. 그는 페이스북에 “총선 최전선은 수도권이다. 수도권 전쟁을 승리로 이끌 총사령관이 필요하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천하람 후보는 핵심 당직자와 비례대표 의원을 수도권, 호남 등 국민의힘 험지에 공천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공천 개혁안을 발표했다. 그는 특히 나경원 전 의원의 전대 불출마에 적극적이었던 장제원 의원을 향해 “마음 같아서는 (공천에서) 컷오프 시키고 싶다”며 “(나 전 의원 지역구인) 서울 동작을 유권자에게 심판을 받아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해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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