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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골프모임’ 시기 겹쳐 이차관과 ‘3각관계’ 의혹

등록 2006-03-12 19:44

교원공제회…영남제분 ‘삼양식품 투자 공조’

3·1절 골프파동 사건의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는 이기우 교육인적자원부 차관과 자주 어울렸던 류원기 영남제분 회장과 한국교직원공제회 김평수 이사장이 단순한 골프모임 파트너가 아니라 상장기업인 삼양식품의 공동인수를 추진할 정도로 깊은 관계에 있었음을 의심케 하는 정황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이 차관은 이들과 자주 골프모임을 갖는 등 상당기간 친분을 다져온 것으로 알려져, 이 차관과 김 이사장, 류 회장 간 ‘삼각 관계’의 실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작년 9월 공제회서 470억 입찰 1대주주 도약
영남제분 올초 ‘바통’ 넘겨받아 7차례 사들여
“투자 넘어 경영참여 염두”…사건 터지자 유보

이런 정황은 지난해 9월 신한금융그룹의 삼양식품 지분 공개매각에서 시작된다. 이때 교직원공제회와 영남제분은 나란히 삼양식품 인수 입찰 의향서를 냈다. 당시 교직원공제회는 2005년 5월부터 꾸준히 영남제분 주식을 사들여 영남제분 지분 9%대를 보유한 2대 주주였다. 영남제분의 제1대 주주와 2대 주주가 나란히 삼양식품 인수에 뛰어든 것이다.

교직원공제회는 2005년 10월19일 삼양식품 지분 27.66%의 인수가격으로 가장 높은 470억원을 써내 입찰경쟁자인 한일시멘트와 일본 닛신식품을 제치고 1대 주주 자리를 획득했다. 영남제분은 최종 입찰에는 참여하지 않았지만, 삼양식품보다 규모가 작은 영남제분이 단독으로 삼양식품 인수전에 나섰을 가능성은 없다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분석이다. 당시 증권가에는 “교직원공제회가 삼양식품 주식을 사들인 뒤, 자신들이 2대 주주인 영남제분에 넘기려 하는 게 아니냐”는 소문까지 돌았다. 영남제분은 라면제조업체인 삼양식품에 밀가루를 납품하는 회사다. 한 식료품 전담 애널리스트는 “영남제분 지분을 갖고 있는 대주주가 삼양식품을 인수한 것은 영남제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교직원공제회가 영남제분 지분을 확대하는 것도 삼양식품 인수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해 10월 김 이사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일정 지분을 투자해 수익을 얻는 데서 벗어나 향후엔 경영권까지 인수해 고수익을 올리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교직원공제회와 영남제분은 이후 삼양식품 지분의 추가확보에 나섰다. 2005년 11~12월 교직원공제회는 8차례에 걸쳐 삼양식품 지분 1.09%(16억6천여만원어치)를 사들였다. 교직원공제회가 추가 지분을 마지막으로 매입한 2005년 12월20일로부터 10여일 뒤인 올 1월2일부터는 영남제분이 삼양식품 지분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영남제분은 1월11일까지 7차례에 걸쳐 삼양식품 지분 0.30%(5억4천여만원어치)를 사들였다.


이처럼 삼양식품을 둘러싸고 교직원공제회와 영남제분의 움직임이 급박하게 돌아가던 시기는 김 이사장과 류 회장이 2005년 10~12월 이 차관과 함께 2~3차례 골프모임을 가진 때와 상당부분 겹친다. 이들의 골프모임이 사업의 연장선에서 이뤄졌고, 이 차관도 이 부분에 깊이 관여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달 초, 교직원공제회는 1대 주주로 있는 삼양식품에 이사를 파견하기로 했다. 영남제분·삼양식품 등의 지분 매입을 결정하는 자산운용부 이재윤 부장을 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오는 23일 열리는 삼양식품 주주총회에서 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애초 교직원공제회는 이사 파견 계획을 세우며,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 투자’에서 ‘경영 참여’로 바꾸려다, 갑자기 터진 ‘3·1절 골프’ 사건으로 유보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이사장도 최근 “삼양식품 지분 인수는 단순 투자 목적”이라며 지난해 10월 자신의 발언을 사실상 뒤집었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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