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안철수(왼쪽부터)·황교안 당 대표 후보,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 김기현·천하람 당 대표 후보가 2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제3차 전당대회 서울·인천·경기 합동연설회에서 수도권 희망 퍼포먼스를 펼치기에 앞서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들이 2일 서울·경기·인천 합동연설회에서 내년 4월 총선 공천 문제를 두고 맞붙었다. 김기현, 안철수, 천하람, 황교안 후보는 저마다 자신이 내년 총선에서 승리를 이끌 적임자라고 부각하는 동시에, 경쟁 상대의 약점은 거침없이 공격했다. 3·8 전당대회를 엿새 앞두고 경기 고양시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이날 연설회는 마지막 전국 순회 합동연설회였다. 특히 83만9569명에 이르는 전당대회 전체 선거인단 가운데 최대인 31만7308명(37.8%)을 차지하는 수도권 당심에 호소하는 자리였다.
최근 여러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는 것으로 나타난 김기현 후보는 “제가 20년간 당 뿌리를 지키며 어떤 분이 일을 잘하는지 잘 알고 있다”며 “당을 위해 헌신한 분을 최우선으로 우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동안 당대표를 독식한 분이 있다. 당대표를 하면서 측근 공천, 밀실 공천, 낙하산 공천을 반복해서 선거를 망쳤던 분이 ‘나 이제 반성한다, 시스템 공천 하겠다’고 말한다. 당대표 할 때 그렇게 하지, 이제 와서 뭐 한다고 그렇게 말하냐”며 안철수 후보를 거칠게 비판했다.
안 후보는 “지금처럼 친윤, 비윤, 내 편, 네 편 갈라서 당원들 줄 세우기, 공천 나눠 먹기, 공천 파동을 일으키면 중도층, 청년층 모두 떠난다”며 “신세를 많이 진 당대표는 공천 파동을 일으킬 수밖에 없고, 총선은 필패한다”고 말했다. 친윤계의 압도적 지지를 받은 김 대표가 공천 때 갚을 빚이 많다고 공격한 것이다.
천하람 후보는 김 후보와 안 후보를 동시에 비판했다. 그는 “윤핵관표 공천, 낙하산 공천 하느라고 공천 파동을 일으켜서 막판에 또 ‘우리가 잘못했습니다’ 피켓 들고 큰절할 때, 여러분 함께 하실 거냐”고 김 후보를 비판한 뒤, “정순신 (국가수사)본부장 같은 악재가 터져 수도권 선거가 망가지기 일보 직전인데도 안철수 후보가 안절부절하며 눈치만 본다면, 그때도 중도 정치가 수도권에서 먹힌다고 하겠느냐”고 했다. 황 후보는 “다시는 정권을 빼앗기면 안 된다”며 “정통 보수정당을 재건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안 후보와 천 후보는 나란히 자신이 결선투표에 진출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안 후보는 “이번 전당대회는 결선투표로 치러진다”며 “여러분께서 정확하게 판단하시려면 결선투표의 일대일 토론(9일 예정)을 주목해달라”고 말했다. 천 후보는 “제가 2위를 할 가능성이 100%”라며 “안철수 꺾은 천하람은 (결선에서) 거대한 태풍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이날 윤석열 대통령 측근 비판을 재개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정순신 국가수사본부장 낙마 사태를 거론하며 “누가 이런 추천을 해서 대통령께 부담을 드렸는지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도 김 후보의 울산 케이티엑스(KTX) 역세권 땅 투기 의혹에 대한 공세는 계속됐다. 안 후보는 “이재명 대표의 대장동 사건과 판박이”라고 했고, 황 후보는 “권력형 토건 비리로 (당 대표 임기) 중간에 비상대책위원회가 탄생할 수 있다”고 했다.
고양/김해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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