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8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어퍼컷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8일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새로 선출될 지도부와 우리 모두가 하나가 돼야 한다”고 화합을 강조했다. 전당대회 과정에서 ‘윤심’을 감추지 않았던 윤 대통령은 김기현 대표는 물론이고 5명의 최고위원까지 친윤계가 완전히 장악하게 됨에 따라 확고한 당 장악력을 지니게 됐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30분께 경기 킨텍스 1전시장에서 열린 전당대회장에 빨간 넥타이 차림으로 들어섰다. 윤 대통령은 뮤지컬 레미제라블의 주제가 ‘민중의 노래’(Do you hear the people sing) 연주 속에 입장하며 기립 박수를 받았다. 현직 대통령이 전당대회에 참석한 것은 2016년 새누리당 전당대회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한 이후 7년 만이다.
윤 대통령은 12분 가량의 축사에서 비윤계 후보를 겨냥한 듯 “나라의 위기, 그리고 당의 위기를 정치적 기회로 악용하면 절대 안 된다”며 “우리 국민의힘 당내 선거에는 승자도 패자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노조 회계의 불투명, 산업현장의 고용세습, 폭력과 불법에 단호히 대처하고 바로잡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무대에서 지난해 대선 유세에서 했던 ‘어퍼컷’ 자세를 취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축사를 마친 뒤 당 지도부, 당대표 후보들과 악수를 나눈 뒤 결과가 나오기 전 전대 행사장을 떠났다.
윤 대통령은 김기현 후보가 이날 과반(52.9%) 득표로 2위 안철수 후보(23.4%)를 두 배 이상 따돌리고 결선 투표 없이 당 대표에 당선됨에 따라 당에 막강한 영향력을 확보했다. 그는 전대 과정에서 나경원 전 의원과 안철수 후보를 비판하고, ‘윤핵관’(윤대통령 핵심 관계자)들의 김 후보 지지를 말리지 않으면서 윤심을 드러냈다. 이날 최고위원 5명까지 ‘친윤’ 일색으로 짜여짐에 따라 윤 대통령의 여당 내 영향력은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배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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