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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당정 “간호사 이기주의법”…윤, 16일 ‘간호법 거부권’ 행사할 듯

등록 2023-05-14 17:59수정 2023-05-15 01:14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14일 서울 종로구 총리 공관에서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14일 서울 종로구 총리 공관에서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과 정부가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한 간호법 제정안을 “간호사만을 위한 이기주의법”이라고 규정하고 윤석열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공식 건의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오는 16일 열리는 국무회의에서 이러한 건의를 수용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정은 14일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고위당정협의회를 열어 간호법 제정안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회의 뒤 국회에서 브리핑을 열어 “당정은 간호법이 국민의 생명을 볼모로 하는 입법독주법으로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 될 것이라는 점에 공감했다”며 “지난달 야당이 일방적으로 의결한 간호법안에 대해 대통령에게 재의 요구를 건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27일 민주당 등 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간호법 제정안은 현행 의료법에서 간호사 업무 규정을 별도 법률로 분리한 법안이다. 간호법의 가장 큰 쟁점은 ‘지역사회에서 수준 높은 간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간호에 관해 필요한 사항을 규정’(제1조)했다는 부분이다. 사회가 고령화되면서 간호사가 가정 방문 등 지역사회에서도 돌봄 업무를 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한다는 요구를 반영한 것이지만, 대한의사협회·대한간호조무사협회 등은 간호사 권한만 비대해질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강 수석대변인은 “현행 의료체계에서 간호만 분리할 경우, 직역 간 신뢰와 협업이 깨져 갈등이 확대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국민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우려가 심대하다”고 말했다. 또 “간호법안은 어느 나라에도 없는 ‘의료체계 붕괴법’”이라며 “외국은 모두 의료-간호 단일체를 유지하고 있으며, 의료와 간호가 분리된 나라는 없다”고 덧붙였다. “‘간호조무사 차별법’이자 ‘신카스트 제도법’”이라고도 했다.

간호법 대신, 정부는 간호사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지난달 25일 발표한 ‘간호인력 지원 종합대책’을 착실하게 이행하겠다는 계획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과 간호법 절충안 협의의 문도 열어두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정부·여당의 건의를 받아들여 재의요구권을 행사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한겨레>에 “국정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 건강권”이라며 “직역별로 권리를 증진할 수 있는 대안을 내놔야 하는데, 하루이틀 이야기를 좀 더 들어보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재의요구권을 행사하면 지난달 4일 양곡관리법에 이어 두번째다.

다만, 당정과 대통령실은 간호법과 함께 야당이 통과시킨 개정 의료법에는 재의요구권 행사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 이 법은 의사들이 의료행위 중 발생한 업무상 과실치사상을 제외한 범죄로 금고 이상의 형을 받으면 의사면허를 취소할 수 있게 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의료계는 폭풍 전야다. 대한간호협회는 지난 8일부터 14일 밤 12시까지 전체 회원 대상으로 단체 행동 의견을 조사했다. 지난 12일 저녁 8시 중간집계까지 조사에 참여한 7만5239명 중 98.4%(7만4035명)가 “대통령의 간호법 공포를 위해 적극적인 단체 행동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간호협회 관계자는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더라도 국민 생명과 안전을 담보로 한 (총파업 방식의) 집단행동은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구체적인 방식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간호법에 반대하는 대한의사협회·대한간호조무사협회 등 13개 보건의료 직역 단체가 참여한 보건복지의료연대는 윤 대통령이 간호법을 공포하면 17일 집단 진료거부와 총파업에 들어가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박명하 의협 간호법·면허박탈법 저지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대통령 거부권이 행사되면 총파업의 의미가 사라진다”며 “상황 변화에 따라 (총파업 여부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임재희 기자 lim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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