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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이래경, ‘천안함 자폭’ 발언 논란에 “하나의 가설 얘기한 것뿐”

등록 2023-06-05 15:14수정 2023-06-05 15:56

민주당 혁신위원장 인터뷰
이래경 사단법인 다른백년 명예이사장. <한겨레> 자료사진
이래경 사단법인 다른백년 명예이사장. <한겨레> 자료사진

더불어민주당 쇄신작업을 이끌 당 혁신기구 위원장으로 5일 선임된 이래경 사단법인 다른백년 명예이사장이 자신을 둘러싼 ‘친이재명계’라는 평가에 대해 “이재명 대표에 대한 기대치가 높지만 친명계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못된 관행을 끊어내지 못한 것이 민주당 위기의 가장 주요한 원인”이라며 “구국의 심정에서 위원장직을 수락했다. 당원들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방향의 쇄신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다만, 그는 과거 자신의 에스엔에스(SNS)에서 천안함 자폭설 등을 언급한 일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는 것과 관련해 “와전된 얘기”라고 말했다. 에스엔에스에 코로나19 진원지가 미국이라는 글을 올린 것을 놓고서도 “외국 기사를 소개한 수준”이라고 했다.

이 이사장은 1973년 서울대 공대에 입학한 뒤 학생운동을 시작으로 40여년 동안 시민사회에서 사회운동가로 활동해왔다. 민주화운동 관련 시위로 2차례 제적당한 뒤 1996년 서울대 공대생으로는 처음으로 명예 졸업장을 받기도 했다. 민주화운동청년연합(민청련) 발기인으로 참여했으며 초대 상임위원을 맡기도 했다. 고 김근태 의원이 이끌었던 한반도재단 운영위원장을 지냈고, 사회복지활동가들에 대한 교육·연수 및 소외계층의 자립·자활을 돕는 시민단체인 일촌공동체를 설립했다. 현재는 사단법인 다른백년 명예이사장과 주권자전국회의 상임공동대표 등을 맡고 있다. 아래는 일문일답.

―구국의 심정에서 위원장직을 수락했다고 말했다. 어떤 의미인가?

“나는 고 김근태 의원과 함께해온 사람이다. 오로지 김 의원을 통해 (정치를) 대리만족해 온 사람이어서 정치를 모르는 사람이다. 은퇴하고 나서 오로지 사회 활동을 했지 정치는 쳐다보지도 않았다. 그래서 민주당이 나에게 혁신위원장을 맡아달라고 한 제안은 기존 정치와 단절된 새로운 정치를 해달라는 의미로 이해하고 있다.

일부 (언론)에서 나를 ‘안철수계’라고 표현했다. 그러나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새정치연합을 창당할 때 내가 참여한 게 아니고, 안 의원이 나한테 힘을 보태달라고 해서 내가 참여했다. 안철수계라는 표현에 전혀 동의할 수 없다. 나를 ‘친명계’라고도 표현하던데 물론 이재명이라는 정치인을 지지한다. 이 대표에 대한 기대치가 높은 사람인데, 그렇다고 친명계는 아니다. 이 대표가 잘못하면 채찍질을 할 수 있는 사람이다. 나를 분류한다면 ‘김근태계’고, 역사주의자고, 고달픈 사람들을 위한 서민계다. 세가지가 앞으로의 활동 기준이다.”

―혁신위원장으로서 반드시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

“지금 백지상태지만 정치는 정치다워야 한다. 현실을 분석하고 국민들의 고달픔을 살피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만들어줘야 한다. 이것이 정치의 본령이고 모든 것의 기준이다. 몇가지 기준에서 벗어난 특권은 용납할 수 없다. 다만, 내 고집대로 할 수는 없다. 혁신위에서 함께 할 위원들의 중지와 지혜를 모으겠다.”

―지금 민주당 위기의 가장 큰 원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기존의 못된 관행을 끊어내지 못한 것이다. 지금 행태를 보면 정치가 특권화돼 있고 개인의 꿀단지가 돼 있다.”

―민주당의 못된 관행은 무엇인가?

“민주당뿐만 아니라 모든 정치인, 모든 공직자가 자신의 지위와 네트워크를 이용해 사익을 취하거나 제도적, 정책적으로 편법을 쓰는 것들이다. 또 자신의 지위를 유지하려는 폐쇄성을 보이는데, 정치는 당당하게 당원들과 국민들의 평가와 지지 속에서 거취를 결정해야지 자기 사람들 사이에서 거취를 결정해서는 안 된다.”

―향후 당의 쇄신 방향에 당원들의 요구나 목소리를 반영할 생각인가?

“오는 7일부터 공식 일정을 시작한다. 가능한 한 소속 의원 전원과 지구당 위원장을 만날 예정이다. 민주당 누리집을 열어 혁신위에 하고 싶은 당원들의 얘기들을 모두 받아 검토할 예정이다. 그 이상으로 혁신위원장을 만나겠다는 적극적인 당원이 있다면 기탄없이 만날 것이다.”

―당 일각에서는 혁신위에서 대의원제 축소 또는 폐지 문제도 다뤄야 한다는 요구도 나온다.

“거기까지는 아는 바가 없고 깊이 들여다보지 못해 지금 얘기할 단계는 아니다.”

―이재명 대표가 잘못한다면 채찍질을 하겠다고 했는데.

“채찍질의 수준이 조언이 있을 수가 있고 경고가 있을 수 있고 그 이상도 있을 수가 있다.”

―이 대표와 개인적 인연이나 친분이 있는가?

“딱 한 번 만났다. 이재명 대표가 경기지사 시절, 내가 경기도연구원의 객원 연구원으로 일했다.”

―이 대표가 경기지사 시절인 2019년, 이재명 지키기 범국민대책위원회 운동을 제안했는데

“잘 기억 나지 않는다. 물론 그때 이 대표가 위기에 처했으니까 성원하는 (의미에서) 연서명에 참여했을 것이다. 그런데 당연히 흔쾌히 저는 참여했을 것이다. 내 기억은 그 정도밖에 없다.”

―2022년 대선을 앞두고 이재명 대선 후보 지지 선언에도 참여했다.

“당연하다. 나는 이재명이 갖고 있는 성향과 추진력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사람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친명계는 아니다. 아주 냉정한 시민의 입장에서 대한민국이 잘 되기를 바라는 입장에서 지지하는 것이다. 이재명이니까 무조건 좋다는 게 아니다.”

―에스엔에스에 천안함 자폭설과 관련한 글을 올렸다.

“와전된 이야기다. 하나의 가정, 가설의 예로 이야기한 것이다. (천안함 사건은) 원인 불명이라는 것이 내 입장이다.”

―에스엔에스에 코로나 진원지가 미국일 수 있다고도 했는데?

“외국 기사를 소개한 수준이다.”

조윤영 기자 jyy@hani.co.kr 임재우 기자 abbad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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