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반대’ 단식 농성을 시작한 윤재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에서 의원들의 격려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가 임박한 가운데 20일 열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 현안질의에서 여야는 오염수 방류 안전성 문제를 놓고 또다시 격돌했다.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이 정치적 이익을 위해 ‘괴담’으로 국론을 분열시킨다고 주장했고, 민주당은 국민 우려를 괴담으로 매도한다고 맞섰다.
윤재갑 민주당 의원은 이 자리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는 국민 생명과 안전에 위협일 뿐만 아니라 수산업 자체를 송두리째 궤멸시키는 방사능 테러”라며 “한번 쏟아진 물은 주워 담을 수도 없고,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가 시작되면 아무 대책이 없다”고 말했다. 오염수 방류의 직격탄을 맞을 수 있는 전남 해남·완도·진도를 지역구로 둔 윤 의원은 이날부터 국회 본청 앞에서 오염수 방류 반대를 위한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은 “과학을 무시하고 괴담으로 공포를 조성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며 “(2008년 광우병 사태 때처럼) 사실에는 관심 없고 오직 정치적 이득만 추구하는 야당”이라고 공세에 나섰다. 이에 윤준병 민주당 의원은 “국민들의 우려를 정부·여당은 괴담으로 치부하고 사이비 과학으로 매도하고 뭉개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특히 여당은 ‘정권이 바뀌자 민주당이 말을 바꿨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홍문표 국민의힘 의원은 “2020년 문재인 정부가 합동 티에프(TF)를 구성해서 후쿠시마 오염수 현안보고를 했는데, 해당 보고서에서 ‘오염수 (방류)가 미칠 영향은 미미하다’고 했다”며 “이게 민주당의 실체”라고 주장했다. 이에 윤미향 무소속 의원은 “합동 티에프 보고서는 문재인 정부의 입장을 정리한 보고서가 아니라, 국내 동향으로 전문가 중에 이런 의견을 갖고 있는 전문가들이 있다고 밝힌 보고서”라고 맞받았다.
여야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지난 17일 인천 지역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 반대 규탄대회’에 참석해 오염수를 ‘핵폐수’라고 지칭한 것을 두고도 공방을 벌였다. “2021년 당시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이 국제해사기구(IMO)에 발송한 공문에 ‘핵폐수’라고 돼 있다”(위성곤 민주당 의원)는 것이다. 반면 박덕흠 의원은 “제1야당 대표(이재명)가 오염수를 ‘핵폐수’라고 부르겠다며 과학과 상식을 농락한다”고 말했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강재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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