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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돌아온 ‘막말 유인촌’…“XX”부터 학부모에 “세뇌되신 거지”

등록 2023-07-07 11:58수정 2023-07-08 23:22

유인촌 대통령 문화특보가 2008년 10월24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사진기자들에게 삿대질을 하며 막말을 하는 장면. 유튜브 갈무리
유인촌 대통령 문화특보가 2008년 10월24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사진기자들에게 삿대질을 하며 막말을 하는 장면. 유튜브 갈무리

윤석열 대통령이 6일 장관급인 대통령 문화체육특별보좌관(문화특보)에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을 임명하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유 특보의 과거 막말 영상, ‘전 정권 인사 찍어내기’ 발언, 누리꾼 고소 소동 등이 재소환되고 있다.

유 특보는 이명박 정부 출범 당시인 2008년 2월부터 문체부 장관을 맡아 2011년 1월까지 3년 가까운 시간 동안 장관직을 역임한 최측근 ‘MB맨’으로 꼽힌다.

막말 영상은 2008년 10월24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찍힌 것이다. 유 특보는 국감 정회 와중 사진기자들에게 삿대질을 하며 “사진 찍지 마! XX 찍지 마! 성질이 뻗쳐서 정말, XX 찍지 마!”라는 욕설을 내뱉었다.

당시 한국사진기자협회 국회사진기자단은 유 특보의 공식 사과를 요구하며 “유 장관의 언론관을 심히 우려하고, 언론자유에 대한 중대한 침해행위이자 모독이라고 규정한다”고 밝힌 바 있다. 심지어 여당 내에서도 부적절한 언사였다는 지적이 나왔었는데, 허태열 당시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무슨 말을 하더라도 잘못한 것이며 변명은 있을 수 없다”며 강한 유감의 뜻을 표명했다. 해당 영상은 10여년이 넘은 최근까지도 ‘밈’(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이미지나 짦은 영상과 글)으로 쓰이곤 한다.

2009년 문체부 청사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는 한국예술종합학교 학부모에게 유 특보가 “세뇌가 됐다”고 말하는 장면.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2009년 문체부 청사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는 한국예술종합학교 학부모에게 유 특보가 “세뇌가 됐다”고 말하는 장면.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유 특보는 학부모에게 “세뇌가 됐다”고 말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2009년 문체부는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이론과 6개를 폐지하겠다는 감사 결과를 내놓은 바 있는데 이에 항의하는 학부모가 문체부 청사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였다.

자전거로 출근 중이던 유 특보는 학부모를 발견하고 다가와 “학부모께서 이렇게 오실 필요가 없다”고 말을 걸었다. “부모 입장에서 생각해달라”는 학부모의 말에 유 특보는 “학부모를 왜 이렇게 세뇌를 시켰지?”라는 생뚱맞은 답을 했다. “내가 몇 살인데 세뇌냐”는 학부모의 항의에도 유 특보는 재차 “세뇌가 되신 거지”라고 말했다.

해당 학부모의 자녀는 당시 폐지가 거론된 서사창작과에 다니고 있었는데 유 특보는 해당 과를 두고 “잘못된 과”라는 말까지 했다. 이 말을 끝으로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 유 특보를 향해 이 학부모는 “어떻게 예술 하시는 분이 그런 말을 하냐”고 말했다.

이 밖에도 유 특보는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 당시 “촛불집회 영향으로 외국인 관광객이 줄었다”는 발언을 해 입길에 올랐다.

2010년에는 밴쿠버 겨울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고 귀국한 김연아 선수를 유 특보가 마중나갔다가 이른바 ‘회피 연아’라는 동영상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됐다. 그런데 문화체육관광부가 이 동영상을 올린 누리꾼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면서 논란이 커졌다.

유 특보는 당시 국회에 나와 “악플(악성 댓글)에 대한 교육적 차원에서 (고소를) 했다”고 밝혔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조차 “웃자고 하는 일에 죽자고 달려드는 것이 아닌지 생각해봤으면 좋겠다”는 비판이 일었고 이후 유 특보는 고소를 취하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구속 여부 서류심사가 열린 2018년 3월22일 오후 서울 논현동 이명박 자택에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이명박 전 대통령의 구속 여부 서류심사가 열린 2018년 3월22일 오후 서울 논현동 이명박 자택에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유 특보는 2008년 2월 장관이 된 직후부터 ‘전 정권 진보 인사 찍어내기’ 발언으로 문화예술계의 큰 반발을 샀다. “이전 정권의 정치색을 가진 문화예술계 단체장들은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 자연스럽다”는 것이다. 김윤수 국립현대미술관장, 황지우 한예종 총장 등이 당시 사퇴 압박을 받았다는 대표적인 인사들이다.

이후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인 2017년 9월 공개된 국가정보원(국정원) 개혁발전위원회 산하 ‘적폐청산 티에프(TF)’ 조사 결과를 보면 이명박 정부 시절 국정원은 정부에 비판적인 문화예술계 인사들을 퇴출시키기 위해 광범위한 공작을 벌이고, 이런 내용을 ‘브이아이피(VIP) 일일보고’ 등의 형태로 청와대에 보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국정원은 문화계 이외수·조정래·진중권, 배우 문성근·명계남·김민선, 영화감독 이창동·박찬욱·봉준호, 방송인 김미화·김제동·김구라, 가수 윤도현·신해철·김장훈 등 5개 분야 82명을 퇴출 대상으로 적시해 전방위적으로 압박했다.

퇴출 대상으로 선정한 연예인의 소속사에 대해 세무조사를 유도하는 것은 물론 이들이 출연한 프로그램 편성 관계자를 인사 조처하도록 유도하고, 국제영화제 위원장 후보에서 배제하거나 심지어 방송대상 수상작 선정에 관여해 탈락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유 특보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내가 (문체부 장관으로) 있을 때 문화예술계를 겨냥한 그런 리스트는 없었다”며 ‘MB 블랙리스트’ 연루 의혹을 부인했다.

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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