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군사령부가 24일 월북한 주한미군 트래비스 킹(23) 이병 문제와 관련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북한군과 대화를 시작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앤드루 해리슨 유엔군사령부(UNC) 부사령관은 이날 정전협정 70주년을 앞두고 한 외신 브리핑에서 “정전 협정에 의거해서 유엔사와 북한 간의 소통의 선이 연결될 수 있는 메커니즘이 있다. 그 메커니즘이 현재 가동되었다고 말씀드린다”며 이렇게 말했다. 유엔사 관계자도 “킹 이병 신병과 관련해서는 이미 정립된 채널을 통해 (북한과) 소통 중”이라고 설명했다. 해리슨 부사령관은 지난 22일 영국 <더타임스> 인터뷰에서 “우리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해 북한군과 지속해 대화하고 있다”면서 “대북 직통 전화기, 일명 ‘핑크폰’을 통해 북한군에 메시지가 전달됐다”고 말했다.
킹 이병은 지난 18일 관광객들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견학을 하던 중 무단 월북했다. 폭행 사건 등으로 두 달 가까이 구금됐던 그는 지난 17일 추가 징계를 받기 위해 미국 텍사스주로 이송되는 과정에서 인천공항에서 달아났다.
외신 보도와 유엔사의 설명을 종합하면, 유엔사와 북한군 사이 대화는 군사정전위원회 채널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것으로 보인다. 해리슨 부사령관은 킹 이병 월북 사건에 관해 “우리의 최우선 고려 사항은 그의 안전”이라며 “워낙 민감한 사안이고 한 사람의 안위가 달린 문제이다. 어렵고 복잡한 상황 감안해서 불필요한 추측을 야기해서 한 사람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기 때문에 더 자세한 내용을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킹 이병이 구금 등 형사처벌 전력이 있음에도 어떻게 인천공항을 벗어나 비무장지대(DMZ) 지역 견학에 참여할 수 있었는지에 관해서는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했다. 그는 향후 비무장지대를 일반인들에게 공개하는 것에 관해서는 교육적 가치와 위험 요소 사이에서 “지속적인 균형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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