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오른쪽)가 2022년 3월2일 저녁 서울 여의도 한국방송 본관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 초청 3차 법정 TV 토론회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옆을 지나가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9일 ‘민생 영수회담’을 제안한 뒤 여야 공방이 계속되고 있다. 국민의힘이 1일 이 대표의 제안을 “방탄 전략”이라고 비판하자 더불어민주당은 “민생은 보이지 않고 정쟁만 보이느냐”며 회담 수용을 촉구했다. 대통령실은 현재까지 아무런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이날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어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의 일방적 영수회담 제안 정치공세의 저의는, 또 다른 ‘방탄’ 전략임이 뻔히 보인다”며 “아직 벗어나지 못한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에 집중된 여론을 희석시키려는 얄팍한 속셈”이라고 비판했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4년 전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1:1 영수회담은 과거 권위주의 정권 시절, 특히 제왕적 총재 정당일 때 있었던 방식’이라며 반대한 바 있다”며 “민주당은 영수회담을 두고 여당 때는 구시대 유물이라고 거부하더니, 야당 때는 외상값 맡겨놓은 것처럼 재촉한다”고 비판했다.
이는 지난 2019년 5월 황교안 당시 자유한국당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영수회담을 제안했을 때 민주당 수석대변인이었던 홍익표 원내대표가 반대한 것을 두고 한 말이다. 당시 청와대는 대통령과 5당 대표가 참여하는 여야정협의체 추진안을 내놨지만, 황교안 대표는 이를 거부하고 일대일 영수회담을 요구했다가 결렬된 바 있다.
강 수석대변인은 또 “진짜 민생을 위한다면, 자신의 체포동의안 가결로 90여 개 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국민께 사과하고, 일하는 국회로 회복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지금은 떼쓰기식 영수회담보다 여야 대표회담을 통해 민생에 대해 치열히 논의할 적기”라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같은 여당의 주장에 대해 “야당은 정쟁을 멈추고 ‘민생’을 챙기자는데, 여당은 고장 난 레코드처럼 ‘방탄’ 타령만 되풀이하며 정쟁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맞받아쳤다.
이날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강 수석대변인과 박 정책위의장의 발언을 거론하며 “이재명 대표의 ‘민생회담’ 제안이 이렇게까지 벌떼처럼 달려들어 거부할 일인지 의아스럽다”며 “이 대표는 제1야당 수장으로서 윤 대통령에게 ‘추석밥상’ 민심을 반영한 영수회담을 제안했다. 이는 ‘민생을 외면한 채 정치는 무엇을 하고 있느냐’라는 국민의 질책에 대한 제1야당 대표의 ‘응답’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의 인내심은 한계에 다다랐다. 그러나 정작 호응해야 할 대통령실은 묵묵부답인 반면, 여당은 이 대표의 제안에 길길이 날뛰고 있다”며 “제1야당 대표는 ‘민생’을 물었는데 여당은 ‘정쟁’으로 답합니까?”라고 물었다. 권 수석대변인은 또 “국민의힘의 이런 태도야말로 지금까지 보여준 검찰의 ‘정적 제거용’ 정치탄압 수사와 한통속이었음을 입증할 뿐”이라며 “민생을 위한 제안을 정쟁으로 몰아가지 말라”고 덧붙인 뒤 “정부여당이 당면한 경제와 민생에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면 이재명 대표의 ‘민생회담’ 제안을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거듭 촉구했다.
장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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