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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단독] 시민단체 회계 꼬집더니…정작 추징액은 0.4%뿐

등록 2023-10-09 07:00수정 2023-10-09 16:08

사학·장학·종교법인 추징금이 89% 차지
윤석열 대통령이 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교권 보호 4법 개정 취지에 따른 현장 교원과의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교권 보호 4법 개정 취지에 따른 현장 교원과의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정부가 시민단체의 회계 부정을 뿌리뽑겠다며 공익법인을 상대로 관련 조사에 나섰으나, 기부금이나 단체 자금을 사적으로 쓰거나 회계 절차를 어겨 추징된 금액의 90%가량이 시민단체가 아닌 장학재단이나 사학·종교법인에서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시민단체의 회계 투명성을 높여야 하는 점은 분명하지만 정부가 잠재적 ‘회계 부정’ 대상으로 지목한 시민단체의 추징액이 미미하다는 점에서, 정부가 비판 단체 압박을 위해 ‘시민단체 회계부정 프레임’을 조장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실이 국세청의 2022년 공익법인 추징 세액 및 추징 건수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공익법인 개별 검증으로 추징된 금액은 모두 323억원이었다. 이 가운데 교육법인의 추징 세액이 전체의 42.5%(137억5500여만원)로 가장 많았다. 이어 학술장학법인이 110억3800여만원(34.2%), 종교법인이 39억6700여만원(12.3%) 순이었다. 공익법인 전체 추징액의 89%가 사학과 장학재단, 교회와 사찰 등에서 발생한 것이다.

2021,2022년 국세청 공익법인 추징세액 및 추징 건수. 장혜영 정의당 의원실 제공.
2021,2022년 국세청 공익법인 추징세액 및 추징 건수. 장혜영 정의당 의원실 제공.

반면, 시민단체들이 대체로 속한 ‘기타법인’의 추징액은 1억3700여만원으로 전체 추징액의 0.4%(추징 건수 3건)에 불과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기타법인 수(3911개)는 교육법인(2100개)의 갑절에 가깝고, 학술장학법인(4055개) 수와 엇비슷하다.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의힘 대선후보 시절인 2022년 2월 자신의 에스엔에스(SNS)에 “시민단체 불법이익 전액 환수”라는 열두 글자를 올려 시민단체를 잠재적 ‘회계 부정’ 대상으로 지목한 바 있다. 이어 국민의힘 대선 공약집에는 “시민단체의 공금 유용과 회계 부정을 방지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국세청은 지난해 4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경제1분과 업무보고에서 “시민단체의 회계 부정을 들여다보겠다”고 보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윤 정부 출범 뒤 국세청의 공익법인 추징액 대다수가 교육·종교법인에서 비롯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정권 차원의 ‘시민단체 낙인찍기’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장혜영 의원은 “정부·여당이 주장하는 회계 투명성은 노조나 시민단체를 표적 탄압하는 도구일 뿐”이라며 “정말 집중해서 문제를 파헤쳐야 할 곳은 추징 세액과 건수가 압도적인 사학·장학재단과 종교법인”이라고 지적했다.

임재우 기자 abbad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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