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9일 서울 강서구 발산역 인근에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진교훈 후보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단식 뒤 회복 치료 중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르면 이번주 당무에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승리로 힘을 얻은 이 대표는 체포동의안 가결파 징계를 유보하는 등 당분간 당내 ‘통합’에 방점을 찍을 예정이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15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체력이 회복되면 가급적 빨리 복귀하겠다는 것이 이 대표의 의지”라고 말했다. 이 대표 쪽 핵심 관계자도 “이 대표는 주초에라도 당무에 복귀하고 싶어한다”면서 “다만 의료진 권고에 따라 건강상태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정확한 시점은 미정”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복귀 후 통합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 쪽 관계자는 “이미 강서구청장 후보 유세에서 통합 의지를 밝힌 만큼 체포동의안 가결파 징계 등을 당분간 언급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비이재명계) 세력이 줄어든 만큼 굳이 그럴 필요가 있냐는 의견이 많다”고 했다. 이 대표가 앞서 10·11 강서구청장 선거 전후로 “우리 안의 작은 차이를 넘어서 단합하자”는 메시지를 내자 지도부 내에서도 가결파 징계 주장은 소강된 상태다.
그럼에도 이 대표의 통합 의지를 가늠할 수 있는 시험대는 곳곳에 있다. 우선 비명계 송갑석 전 최고위원의 사퇴로 공석이 된 지명직 최고위원 자리에 누구를 앉힐지 주목된다. 이 대표와 가까운 최고위원을 앉힐 경우 지도부가 친명 일색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롭기 어렵기 때문이다. 현재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박정현 전 대전 대덕구청장은 내년 총선에서 친이낙연계 박영순 의원이 현역으로 있는 대전 대덕구 경선을 준비하고 있다.
‘대의원제 축소’ 등을 뼈대로 한 혁신위원회의 혁신안도 당무 테이블에 오를 과제다. 지난 8월 ‘김은경 혁신위원회’는 당 대표 선출 시 대의원과 일반 권리당원의 표 비중을 동일하게 하고, 총선 공천에서 현역 의원 하위 평가자의 감점을 강화하는 내용의 혁신안을 내놓았으나, 발표 직후 비명계 중심으로 반발이 나오며 사실상 논의가 중단된 상태다. 그러나 이 대표의 구속영장이 기각되며 당내 갈등이 소강 되고, 친명 원외 조직과 이 대표 강성 지지자들이 혁신안 수용을 거세게 요구하고 있어 이 대표 당무 복귀 후 다시 지도부 논의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우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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