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당 지도부와 중진, 친윤 의원들에게 총선 불출마나 험지 출마를 요구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에서도 8일 이재명 대표와 친이재명계(친명) 의원 ‘험지 출마론’이 나왔다.
비주류인 이원욱 의원은 불교방송(BBS) 라디오에 나와 “이재명 당 대표가 먼저 험지 출마를 결정해야 하고 이 대표 주변 친명 인사인 조정식 사무총장, 안민석 의원(5선), 우원식 의원(4선), 정성호 의원(4선) 등 친명 의원부터 결단하는 것이 바른 방향”이라고 말했다. 친명 성향인 김두관 의원도 지난 5일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험지 출마에) 앞장서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민주당 지도부 내에서도 험지 출마를 각오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최고위원 중 유일한 비명계로 분류되는 고민정 최고위원(서울 광진을)은 이날 시비에스(CBS) 라디오에서 “저에게도 (험지 출마 등) 구체적인 요구가 있다면 충분히 검토할 것”이라며 “지도부는 그럴 책임과 의무가 있다. 저희가 모든 걸 다 내려놓고 헌신하고 희생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위험한 상황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지도부는 절벽 아래로 뛰어내릴 생각까지 하면서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친명계는 이런 요구를 일축했다.
이 대표는 이날 ‘험지 출마 가능성을 어떻게 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한 친명계 중진 의원은 험지 출마 요구에 대해 “저쪽(국민의힘) 프레임에 빨려 들어가는 것”이라며 “인위적인 물갈이가 아니라 시스템에 의한 물갈이가 돼야 한다.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말했다. 한 최고위원은 “강제로 누구에게 출마하라 말라 할 수 없다는 게 지도부의 입장”이라며 “이 대표가 험지에 가는 문제도 당장 밝힐 문제가 아니라 총선 막바지까지 남겨 둬야 하는 카드 아니냐”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이 대표를 위원장으로 하는 인재위원회를 설치했다.
민주당은 과거 ‘인재영입위원회’에서는 외부 신진 인사 영입에 주력했지만, 앞으로는 당내 인사나 당무에 참여한 경력이 있는 외부 인사도 발탁할 계획이라 ‘인재위원회’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설명했다. 한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대중적 호감도가 상당하지 않은 이상, 무분별한 외부인사 영입은 오히려 검증이 어려워 위험하다는 내부 판단도 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 기자들에게 “미래 과학기술과 경제 회생에 도움이 되는 훌륭한 인재를 최우선으로 발굴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했다.
이우연 기자
azar@hani.co.kr 임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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