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9일 동대구역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영남 신당’ 창당 뜻을 밝힌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9일 대구를 찾아 “대구에서 출마를 한다면 가장 반개혁적인 인물과 승부를 보겠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동대구역에서 기자들과 만나 신당 창당과 대구 출마 가능성을 묻는 물음에 “국민의힘에는 가장 쉬운 도전일 수 있지만, 새로 뭔가 시도하는 사람에게는 가장 어려운 도전이 그 아성(대구·경북)을 깨는 일”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서 “당이라는 건 혼자 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저에게 그런 역할을 해달라는 요구가 있을 때는 당연히 어렵다는 이유로 회피하지 않겠다”고 했다.
다만 이 전 대표는 “저는 대구 의원 중에 아주 좋은 인연을 맺고 있는 분들이 많다. 그런 분들과 불편한 관계에 놓이고 싶지 않다”며 ‘가장 반개혁적인 인물’이 누구인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 전 대표는 “대구에 출마한다면 12개 지역구 모두 다 (어디로 출마하든) 어려운 도전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1996년 대구는 이미 다른 선택을 했던 적이 있다. 지금 60대, 70대가 돼서 윤석열 정부를 많이 사랑해주시는 분들이 30대, 40대 때 했던 선택”이라며 “다시 한번 변화를 만들어 달라”고 덧붙였다.
이 전 대표가 언급한 대구의 ‘다른 선택’은 1996년 총선을 일컫는 것으로 보인다. 1995년 김종필 총재가, 김영삼 대통령이 총재로 있던 민주자유당(국민의힘 전신)에서 탈당해 충청 지역 등을 기반으로 새로 창당한 자유민주연합은 이듬해 총선에서 대구 지역 당시 의석 13개 가운데 8개를 차지해 이변을 일으켰다. 반면, 김영삼 대통령이 총선을 앞두고 새로 창당한 신한국당은 대구에서 2석밖에 얻지 못했다.
한편, 이 전 대표는 최근 부산에서 토크 콘서트를 연 데 이어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함께 ‘제3지대 정당’을 모색하는 새로운선택 창당준비위원회 대표인 금태섭 전 의원을 만날 것이란 일정을 공개하는 등 연일 신당 창당과 관련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더불어민주당 비이재명계 의원, 진보정당 인사들과도 접촉하고 있다는 사실도 밝혔다.
선담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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