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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이낙연 “리더십 때문에 민주당 무너졌다”…이재명 작심비판

등록 2023-11-28 19:48수정 2023-12-05 16:48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28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싱크탱크 ‘연대와 공생’이 주최한 ‘대한민국 위기를 넘어 새로운 길로’ 포럼에 기조연설자로 나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28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싱크탱크 ‘연대와 공생’이 주최한 ‘대한민국 위기를 넘어 새로운 길로’ 포럼에 기조연설자로 나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과거 민주당은 내부 다양성과 민주주의라는 면역체계가 작동해 여러 문제를 걸러내고 건강을 회복했으나 지금은 리더십과 강성 지지자들의 영향으로 면역체계가 무너졌다”며 이재명 대표를 작심 비판했다. 지난 6월 미국에서 귀국한 이 전 대표가 공개 석상에서 이 대표를 겨냥한 발언 가운데 가장 강도가 높다는 평가다. 총선 국면에서 이 전 대표가 비명계 구심으로 적극적인 행보를 할 경우 주류-비주류 긴장이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연대와 공생’이 주최한 ‘대한민국 위기를 넘어 새로운 길로’ 포럼 기조연설과 질의응답에서 “참담”, “경악” 등의 표현으로 이재명 대표 체제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연대와 공생’은 이낙연계 싱크탱크다.

이 전 대표는 “야당은 참담하다. 민주당이 오래 지켜온 가치와 품격을 잃었고, 안팎을 향한 적대와 증오의 폭력적 언동이 난무한다”며 “민주당은 긴 세월 동안 나름의 자생력과 회복력을 구사해왔으나, 요즘은 그렇지 못하다. 면역체계가 무너지면 질병을 막지 못하고 죽어간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도 직접 거론했다. 이 전 대표는 “민주당은 도덕적 감수성이 무뎌지고, 국민의 마음에 둔해졌다”며 “정책이나 비전을 내놓는 활동이 미약해졌고, 어쩌다 정책을 내놓아도 사법 문제에 가려지곤 한다”고 했다. 이어 “여당이 강성 지지자들과 결별한 것은 불행 중 다행이었다”며 태극기 부대 등과 결별한 국민의힘 사례를 들어 이 대표의 ‘팬덤 정치’를 비판했다. 그는 “대선 끝나자마자 민주당의 최고책임자가 ‘졌지만 잘 싸웠다’고 먼저 규정지은 것을 보고 경악했다”고도 했다.

이 전 대표는 전날 민주당 당무위원회가 전당대회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가치를 기존 1 대 60에서 1 대 20으로 바꿔 이재명 대표 지지자가 많은 것으로 알려진 권리당원의 영향력을 높이는 쪽으로 규칙을 변경한 것도 겨눴다. 이 전 대표는 기자들의 질문에 “사당화 논란이 있는 것은 아쉽고,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도덕적 감수성이 무뎌지고 당내 민주주의가 억압되는 건 리더십과 무관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6월 미국에서) 귀국 뒤 꽤 오랜 기간 침묵하며 지켜봤는데 잘 안되고 있어 매우 답답하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선거제도 개혁에 관해서는 “다당제를 통해 무당층을 국회에 포용하는 것이 정치 양극화 극복과 불안정 예방에 필요하다. 당장 할 일은 위성정당 포기를 전제로 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하는 것이다. 비례대표도 확대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특히 민주당 내 비명계 모임인 ‘원칙과 상식’, 제3지대 신당에 관해서는 “문제의식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그는 ‘신당 창당을 염두에 둔 발언이냐’는 물음에는 “국가를 위해 할 일이 무엇인가 하는 것은 항상 골똘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이 전 대표 쪽 관계자들은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한 말이지만 창당은 현실적인 문제라 쉽지 않다. 신당이 필요할 만큼 답답한 상황이라는 말을 한 것”이라고 했다.

이 전 대표의 작심 비판은 총선을 앞두고 이재명 대표 일극화로 향하는 상황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경고로 풀이된다. 이날 포문을 연 만큼 이재명 체제 비판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공천 과정에서도 비주류 좌장 구실을 할 가능성도 있다.

한편, 이 전 대표는 윤석열 정부에 대해서는 “1987년 민주화 이후 최악의 정부로 기록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재명 대표는 반응하지 않았다. 그는 서울 구로구 한 병원에서 정책 간담회 뒤 이 전 대표의 발언에 대한 생각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을 받았으나 답하지 않았다.

이우연 기자 az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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