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12일 국회 소통관에서 22대 총선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마치며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12일 내년 총선 불출마를 공식 선언한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원조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이다.
장 의원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 시절, 문재인 정부에서 서울중앙지검장·검찰총장이었던 윤석열 대통령과 인연을 시작했다. 그는 윤 대통령의 대선 출마에 대해 조언했고, 이후 윤 대통령의 서울 광화문 이마빌딩 대선 캠프 초창기 멤버로 참여했다. 장 의원은 종합상황실 총괄실장을 맡기도 했다. 대선 막바지에는 윤 후보와 안철수 당시 국민의당 후보의 단일화 협상을 이끌기도 했다.
윤 대통령이 당선자 시절에는 비서실장을 맡았다. 윤석열 정부 초기 요직 인사는 사실상 그의 손을 거쳤다는 평이 나오며 실세로 자리매김했다. 이준석 전 대표 축출 과정에서도 “이게 대통령을 도와주는 정당이냐”며 이 전 대표를 공격했다.
장 의원은 ‘김-장(김기현-장제원) 연대’를 통해 김기현 대표 체제 등장에도 결정적 구실을 했다. 그는 인지도가 낮던 김 대표를 적극 지지한 반면 당대표에 출마하려던 나경원 전 의원을 ‘반윤 우두머리가 되려는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장고에 들어간 김 대표가 장 의원을 따라 곧 대표직 사퇴나 불출마 등 결단을 내리지 않겠느냐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그러나 장 의원은 지난해 8~9월 이뤄진 대규모 대통령실 직원 교체 과정에서 윤 대통령과 관계가 소원해졌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교체된 직원 상당수가 장 의원 추천이라는 말이 돌았다.
이런 막강한 영향력과 논란 탓에 그는 혁신위원회에서 불출마 혹은 험지 출마 대상으로 지목됐다. 그는 지난달 4200여명이 참여한 지역 외곽 조직행사에 참여해 세를 과시했지만 결국 이날 불출마를 발표했다. 당 주변에서는 장 의원이 2026년 지방선거에서 부산시장에 도전할 것이라는 말이 돈다.
손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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