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21일 국회에서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1979년 12·12 군사반란 때 반란군에 맞서다 전사한 고 정선엽 병장에 대한 훈장 추서 문제에 관해 “공적이 있으면 합당한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정 병장은 서울 용산 국방부 소속 헌병으로 복무하다 제대를 3개월 앞둔 1979년 12월13일 새벽 국방부 지하벙커 초병 근무 중 반란군의 총탄에 맞아 전사했다. 영화 ‘서울의 봄’ 개봉 이후 고 정 병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신 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현안보고에 출석해 훈장 추서 여부를 묻는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군의문사진상규명위와 전공상심의에서 결정된 이후 이 분(정 병장)이 정확하게 공적이 있는지 확인해보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는 지난해 3월 정 병장이 반란군에 저항하다 총격을 받아 숨진 것으로 결론 내렸다.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는 정 병장의 사망 구분을 ‘순직’에서 ‘전사’로 재심사해 그의 명예를 회복해달라고 국방부 장관에게 요청했고, 육군본부는 지난해 12월 정 병장 유족에게 전사 확인서를 보냈다.
군 인사법을 보면, 전사자는 ‘적과의 교전 또는 무장 폭동·반란 등을 방지하기 위한 행위로 인하여 사망한 사람’, 순직자는 ‘직무수행이나 교육훈련 중 사망한 사람’이다. 위원회는 정 병장이 반란군에 대항하다 사망한 사실이 명백하므로 전사에 해당한다고 했다.
신 장관은 ‘2019년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12·12 군사반란을 옹호하는 발언을 했다’는 김병주 민주당 의원의 물음에는 “12·12는 군사반란이라는 것을 숱하게 분명히 말했다”고 말했다. 신 장관은 공직을 맡지 않던 2019년, 전두환 신군부의 12·12 쿠데타에 대해 “박정희 대통령 돌아가신 공백기에 나라 구해야 하겠다고 나왔다고 본다”고 말한 사실이 알려졌다. 신 장관은 “(이 발언은) 전체 맥락을 보고 이해해주면 좋겠다. 지금은 쿠데타가 불가능하며, 대한민국에서 쿠데타가 있어서도 안 되고 있을 수도 없다는 걸 강조하는 과정에서 나온 이야기”라고 말했다.
신 장관은 “영화 ‘서울의 봄’은 시간이 없어서 안 봤다”고 말하고 “12·12 사태 때 저는 육사 3학년이었고, 군 서열 1위인 합참의장은 중학교 1학년이었다. 그것을 영화로 표현하는 것은 좋지만 지금 군 수뇌부와 연결해서 쿠데타 운운하는 것은 유감스러운 발언”이라고 말했다.
권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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