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24일 저녁 임채정 열린우리당 의장과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 등 여야 지도자들과 청와대 만찬을 함께하며 대일 외교정책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탁기형 기자
청와대-여야 만찬 ‘공감’…“국민의 힘이 제일 중요” 노무현 대통령과 여야 정당 지도부들은 24일 저녁 청와대 만찬 회동에서 독도 문제 등 한-일 관계에 대해 국민적 공감대를 토대로 지속적으로 대처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날 2시간10분 남짓 진행된 만찬에서 노 대통령은 “그동안 우리가 대일관계에서 문제를 제기하긴 했지만 정치적 기교로 처리했고, 일본 쪽이 부담을 느낄 만한 것이 없었다”며 “외교적인 불편도 한국이 먼저 풀곤 하는 등 유야무야했다”고 말했다. 그는 “외교가 기교적인 일이라고 하지만 외교에도 진실과 혼이 담겨 있어야 한다”며 “제일 중요한 것은 국민이며, 국민만이 힘”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일부 언론에서 (전날 발표한 국민에게 드리는 글을) 외교전쟁이라고 표현했는데 조금 앞서나간 것 같다”며 “외교분쟁을 하겠다고 한 것이 아니라 이 일을 하다 보면 외교전쟁이라고 할 만한 각박한 상황도 있을 수 있으니 함께 감당해 나가자는 취지”라고 해명했다. 앞서 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문화관광부 업무보고에서는 한-일 관계와 관련해 “원칙을 갖고 일관적으로 대응해 나가되 경제와 문화 교류는 활발하게 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만찬에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는 독도 문제와 관련해 “영토와 주권 문제에 관해서는 양보가 있을 수 없다”며 “단호하게 대처하되 일시적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다른 참석자들도 “독도 문제를 민족 문제로 보고 남북 공조와 아시아 연대로 해결해 나가자”(김혜경 민주노동당 대표), “경제 걱정이 다소 있더라도 대통령이 단호한 의지를 표현한 데 대해 국민적 공감대가 있다”(김학원 자민련 대표), “가칭 독도협회 같은 조사연구단체를 묶어내 장기적인 대비가 필요하다”(이낙연 민주당 원내대표) 등의 초당적이고 지속적인 대처를 강조했다. 한편, 노 대통령은 박근혜 대표가 최근의 한-미 관계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자 “한-미 동맹은 잘 관리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한국이 동북아에서 캐스팅 보트로서 균형자 역할을 해야 한다”고 ‘동북아 균형자론’을 거듭 강조했다. 백기철 기자 kcbae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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