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이 23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대한민국 희망제안’ 행사에서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대선 출마 선언…“제3의 길 간다”
범여권과 거리두기
범여권과 거리두기
‘우리 정치 푸르게 푸르게!’
문국현 전 유한킴벌리 사장이 23일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내건 구호다. ‘정치’를 ‘강산’으로 바꾸면 그가 33년이나 몸담았던 회사의 공익광고 문구가 된다. 그는 유한킴벌리와 다국적 기업 킴벌리클라크 북아시아 법인의 최고 경영자를 지내고 22일 퇴사했다. 문 전 사장의 정치적 자산이자 출발점이 그곳이다.
그는 이날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출마 선언식에서 “일자리를 늘려가는 참지도자가 되겠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의 생산성 제고와 내외 시장 확대를 통해 500만개의 일자리를 새로 만들 수 있다”며, 국정 최고목표를 일자리 창출에 두겠다고 말했다. 서민에게 ‘반의 반값 아파트’ 공급, 환서해권·환동해권 경제협력 동시 추구, 양극화 해소와 국민통합을 위한 사회적 대타협 추진 등 17가지 약속도 제시했다.
문 전 사장의 공약 전체를 아우르는 구호는 ‘깨끗하고 따뜻한 번영’이다. 그 대척점에는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있다. 문 전 사장은 이날 이 후보를 가리켜 “영혼이 부패한 개발독재 시대의 기업인”이라며 각을 세웠다. 이어 “이번 대선은 ‘재벌·건설 중심의 가짜 경제’와 ‘사람·중소기업 중심의 진짜 경제’ 중 하나를 선택하는 국민적 축제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문 전 사장과 가까운 이계안 민주신당 의원은 “범여권에서 문 전 사장의 가치와 경쟁력은 한나라당에서 이명박 후보가 선출된 것과 깊은 연관이 있다”고 말했다.
문 전 사장은 범여권과 거리를 두는 ‘제3의 길’을 가겠다고 말했다. 범여권의 예비경선과 본경선에도 참여하지 않기로 했고, “가치의 합의와 과거 반성이 없는 후보 단일화는 없을 것”이라며 막판 단일화 가능성도 배제하고 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을 위해 뛰어줄 조직이 아직 없고, 지지도는 물론 인지도도 매우 낮다. 문 전 사장은 “그 해결은 시간 문제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문 전 사장은 24일 전태일 열사의 동생 전순옥씨가 운영하는 평화시장 ‘수다공방’을 찾아 전씨의 어머니 이소선 여사를 만나는 것으로 본격적인 대선 행보를 시작한다. 강희철 기자 hck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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