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국현 대선 예비후보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3불 정책 유지와 자율형 공교육 도입 등을 내용으로 한 교육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대선출마 두달만에 지지율 7%대 올라
신당서 눈돌린 범여 핵심지지층 이동
“외연 넓히면 10%대 진입” “확신 못줘 회의적”
신당서 눈돌린 범여 핵심지지층 이동
“외연 넓히면 10%대 진입” “확신 못줘 회의적”
지난 8월23일 문국현 전 유한킴벌리 사장이 “제3의 길을 가겠다”며 대선 출사표를 던졌을 때, 지지율은 1%대에 불과했다. 성공한 경제인 문국현이 정치인으로도 성공할 것인지, 그를 쳐다보는 정치권의 눈길에는 기대와 의문이 섞여 있었다.
만 두 달이 흐른 23일 현재, 문국현 대선 예비후보는 12월4일 중앙당 창당을 목표로 ‘창조한국당’(가칭)을 만들어가고 있고, 지지율 7.6%(<한겨레> 10월17일 여론조사)로 대변되는 지지층도 확보했다. 각종 조사에서 민주당 이인제 후보와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를 멀찍이 밀어내고, 이명박·정동영 후보에 이어 3위를 달리고 있다. 2002년 대선 때의 이른바 ‘노빠’(노무현 후보의 열렬 지지자)들을 연상시키는 ‘문빠’들의 존재는 문 후보의 부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그의 ‘정치실험’은 성공하고 있는 것일까.
문 후보 쪽은 스스로 높은 점수를 매기고 있다. 23일 문 후보의 공동선대본부장을 맡은 김영춘 의원은 “필마단기로, 아무 조직도 없이 지금과 같은 높은 지지율을 만들어낸 것은 이례적인 성공”이라고 평가했다. 주로 문 후보의 개인 역량에 기대어 성과를 이뤘다는 뜻인데, 이전투구로 일관하며 흥행에 실패한 대통합민주신당의 경선도 크게 한몫 거들었다. 실제로 <한겨레> 여론조사를 보면, 통합신당의 경선과 문 후보의 상승세는 밀접한 관련을 보여주고 있다.
문 후보의 지지층에는 통합신당에 실망한 범여권 핵심 지지층이 상당수 포진해 있다. 이건 문 후보의 강점이지만, 그가 10%를 돌파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여론조사 기관 ‘리서치플러스’의 임상렬 대표는 “문 후보의 지지층은 서울, 30~40대, 화이트칼라를 교집합으로 하는 범여권 핵심 지지층”이라며 “의미 있는 지지율로 보이는 10%대에 올라서려면 이런 범주를 넘어선 지지층의 확장이 필수적”이라고 내다봤다.
문 후보 진영에서도 20대·여성·블루칼라 층에 취약하다는 사실을 인정하지만, 전망은 낙관적이다. 고원 전략기획단장은 “추세와 상승 여력으로 미루어 지지율 10%대 진입은 무난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문 후보는 본격적인 선거체제가 필요하다고 보고, 이날 정범구 전 의원과 김영춘 의원, 연출가 임진택씨 등을 공동본부장으로 하는 선대본부를 꾸렸다.
그러나 문 후보의 전망을 회의적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정치외교학)는 “정치인으로서도 성공할 것이라는 확신을 아직 주지 못하고 있다. 정치는 심지어 적이라도 흡수할 수 있어야 하는데, 내놓는 메시지가 대부분 네거티브다”라고 지적했다.
일부 오피니언 리더의 반응이 바닥 민심으로까지 확산되지는 않고 있다는 분석도 유력하게 제기된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문 후보는 짧은 정치이력 때문에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릴 수 있는 기회가 없었고, 남아 있는 시간 여유도 별로 없다”면서 “눈에 발자국은 찍고 있지만 ‘눈덩이 효과’는 아직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후보쪽 김헌태 정무특보는 “지금의 지지층은 수도권의 개혁지향 중산층과 호남 일부의 개혁 지향층으로 정치적 열성층”이라며 “앞으로는 통합신당에 등을 돌린 정치 냉담층으로까지 지지층을 넓히고, 여성단체와 양대 노총 등 직능 대상 조직화를 통해 취약점을 보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희철 기자 hckang@hani.co.kr
문 후보쪽 김헌태 정무특보는 “지금의 지지층은 수도권의 개혁지향 중산층과 호남 일부의 개혁 지향층으로 정치적 열성층”이라며 “앞으로는 통합신당에 등을 돌린 정치 냉담층으로까지 지지층을 넓히고, 여성단체와 양대 노총 등 직능 대상 조직화를 통해 취약점을 보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희철 기자 hck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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