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19일 밤 서울 청계광장을 방문해 환호하는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이 당선자, “겸손한 자세로 국민 섬기겠다”
생일·결혼기념일·당선 세가지 큰 경사 겹쳐
생일·결혼기념일·당선 세가지 큰 경사 겹쳐
이명박 당선되던 날
이명박 당선자에게 12월19일은 ‘은혜받은 날’이다. 1941년 이날 태어났고 70년 같은 날 결혼식을 올린 데 이어 2007년에는 대통령에 당선됐다. 세 가지 큰 경사가 겹친 것이다.
이명박 당선자는 부인 김윤옥씨와 함께 19일 저녁 서울 여의도 당사 2층에 마련된 개표 상황실로 들어서며 벅찬 표정으로 “고맙습니다”를 연발했다. 강재섭 대표를 비롯한 주요 당직자와 친형 이상득 국회부의장, 김종필·김수한·박희태·정몽준 고문 등 상황실에서 그를 기다리던 이들은 이 당선자가 도착하자 일제히 “이명박 대통령”을 외치며 기쁨을 나눴다. 이 당선자는 이들에게 일일이 악수를 청했고, 정몽준 고문과는 얼싸안기도 했다. 그의 얼굴엔 포항 시골 한구석 가난한 고학생이 마침내 대통령의 꿈을 이뤄냈다는 감격, 치열했던 당내 경선과 격한 검증 공세를 뚫고 끝내 승리를 움켜쥐었다는 환희가 출렁거렸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10년만의 정권 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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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당선자는 “국민들의 위대한 힘을 발견했다. 매우 겸손한 자세로 국민을 섬기겠다”며 떨리는 목소리로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당직자들에게 “제가 최고경영자 출신이라 마음으로 굉장히 고마워해도 표현은 잘 못한다. 이해해 달라”며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짧은 기자회견을 마친 이 당선자는 청계천으로 이동해 그곳에 모여 있던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앞서 이 당선자는 이날 오전 당사 3층에 마련된 인터넷 화상회의 시스템을 이용해 40분 동안 16개 시·도당 위원장과 당원들에게 투표율 높이기를 독려하는 등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그는 시·도당을 일일이 호명하며 “완벽한 정권교체를 위해 많은 분들이 투표에 참여하도록, 투표 마감인 6시까지 당원 동지 여러분이 힘을 모아 달라”고 당부했다. “오늘 날씨가 좋아 젊은이들이 투표소에 안 가고 딴 데 갈까 걱정이다. 많은 젊은이들이 한나라당을 사랑하고 투표할 수 있도록 여러분들이 전화하고 단속해 달라”는 말도 덧붙였다. 호명된 지역에선 열광적으로 “이명박”을 연호했고, 이 후보는 “고맙습니다”라는 답과 함께 손가락 두 개를 펴 ‘브이’(V)자를 그려 보이며 ‘기호 2번’을 강조하거나, “사랑합니다”라며 팔을 들어올려 하트 모양을 만들어 보였다.
이 당선자는 부인 김윤옥씨와 함께 아침 7시 투표를 하러 집을 나서다 탤런트 정홍채·이상인씨를 비롯한 지지자 10여명한테 예상치 못한 ‘깜짝 축하’를 받았다. ‘이명박·김윤옥 두 분의 37주년 결혼기념일과 이명박 후보님의 66주년 생신을 축하드립니다’라고 쓰인 펼침막과 케이크를 들고 이 당선자 부부를 기다리던 이들은 축하노래를 부르며 이 당선자의 승리를 기원했다. 투표소인 서울 가회동 재동초등학교에선 중국 베이징에서 왔다는 이주홍(13)양이 색소폰으로 1분 가량 생일 축하 노래를 연주했다. “꼭 당선되시라고 비행기 타고 왔다”는 이양에게 이 당선자는 “추운데 와 줘서, 연주까지 해 줘서 고맙다”고 화답했다. 투표소에서 도올 김용옥씨를 우연히 만나 “국민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 깨달았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투표를 마친 뒤 집으로 되돌아간 이 당선자는 아침 8시께 뭇국으로 차린 생일상을 세 딸 부부와 아들, 손자들과 함께했다. ‘미역국을 먹으면 시험에 떨어진다’는 속설 탓에, 이 후보 일생일대의 ‘시험’이 혹시라도 잘못될까 우려한 부인 김윤옥씨가 미역국 대신 뭇국을 준비했다고 한다.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이 당선자는 부인 김윤옥씨와 함께 아침 7시 투표를 하러 집을 나서다 탤런트 정홍채·이상인씨를 비롯한 지지자 10여명한테 예상치 못한 ‘깜짝 축하’를 받았다. ‘이명박·김윤옥 두 분의 37주년 결혼기념일과 이명박 후보님의 66주년 생신을 축하드립니다’라고 쓰인 펼침막과 케이크를 들고 이 당선자 부부를 기다리던 이들은 축하노래를 부르며 이 당선자의 승리를 기원했다. 투표소인 서울 가회동 재동초등학교에선 중국 베이징에서 왔다는 이주홍(13)양이 색소폰으로 1분 가량 생일 축하 노래를 연주했다. “꼭 당선되시라고 비행기 타고 왔다”는 이양에게 이 당선자는 “추운데 와 줘서, 연주까지 해 줘서 고맙다”고 화답했다. 투표소에서 도올 김용옥씨를 우연히 만나 “국민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 깨달았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투표를 마친 뒤 집으로 되돌아간 이 당선자는 아침 8시께 뭇국으로 차린 생일상을 세 딸 부부와 아들, 손자들과 함께했다. ‘미역국을 먹으면 시험에 떨어진다’는 속설 탓에, 이 후보 일생일대의 ‘시험’이 혹시라도 잘못될까 우려한 부인 김윤옥씨가 미역국 대신 뭇국을 준비했다고 한다.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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