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방학 중인 초등학생들이 28일 오후 서울 목동 ㅌ어학원에서 원어민 교사로부터 영어 지도를 받고 있다. 차기 정부의 영어교육 정책 변화에 따라 많은 영어학원들이 원어민 교사 비율을 높이기로 하는 등 새로운 시장 개척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장철규 기자 chang21@hani.co.kr
영어 잘하면 병역특례…영어교사 3진아웃제
교사·누리꾼 “돈없는 사람만 군대가라는 거냐”
‘테솔과정 이수한 주부 교사활용’ 방안엔
사범대생들 “몇달 교육뒤 교사채용 말 안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국외 유학생들을 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공익근무요원으로 활용하는 방안, 테솔(TESOL) 같은 영어교육 자격과정 이수자를 영어전용 교사로 채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유학생 특혜”, “영어만 잘한다고 교육을 맡기나”라는 등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이동관 인수위 대변인은 28일 “국외 유학생들이 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공익근무요원으로 활동하도록 하는 방안, 주부들을 테솔 과정 재교육 등으로 영어교사로 활용하는 방안 등 다양한 영어교사 확충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학생 활용 방안은 영어 실력이 좋은 군 입대 대상자가 농어촌 학교 등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것으로 병역을 대체해 주는 ‘병역 특례’ 제도다. 지난해 2월 이주호 한나라당 의원이 발의한 ‘영어교육지원 특별법안’의 영어교육 요원 제도와 닮았다. 영어전용 교사 자격제는 테솔 과정 이수자, 영어권 나라 석사학위 이상 취득자 등을 구술·면접으로 영어전용 교사로 선발해 ‘계약제 정규 교사’로 채용하는 방안이다. 테솔은 미국·캐나다 등의 대학이 비영어권 학생들에게 영어 가르칠 능력을 갖춘 사람에게 주는 자격증이다. 이 의원의 법안에는 ‘영어교사 삼진 아웃제’도 있다. 영어교사가 영어로 수업할 수 있는지를 5년 동안 세 차례 평가해 통과하지 못하면 다른 과목을 가르치게 하는 것이다. 이 의원은 인수위에서 교육 정책을 총괄하는 사회교육문화분과 간사여서, 이 방안들이 차기 정부에서 채택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대해 사범대 졸업생 등 예비 교사와 교사들, 누리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영어 잘하면 군대 안 간다’고 알려지며 포털사이트들에는 “돈 없어 외국 나가지 못하는 서민들은 어쩌라고”라는 등의 댓글이 봇물처럼 쏟아졌다. 아이디 ‘신8945’ 누리꾼은 “돈없는 사람들만 군대에 가라니 미쳐도 단단히 미쳤다”고 썼고, 누리꾼 ‘주몽’은 “모든 청년들이 영어를 잘하면 군대는 누가 가는지 궁금하다”고 비꼬았다.
예비 교사들의 불만도 격렬하다. 지난해 말 2008학년도 중등 영어교원 임용시험에는 579명 모집에 8442명이 응시해, 경쟁률이 14.6 대 1이었다. ‘예비 교사’ 박아무개씨는 “교사 자격증을 쥐고도 임용시험이란 좁은 관문을 뚫으려 20대를 다 보냈는데, 테솔 과정 몇 개월 마치면 영어교사가 될 수 있다는 말이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김동석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은 “교사란 기능뿐 아니라 교육자 소양 등도 갖춰야 한다. 병역 특례자나 주부들의 질과 소양을 검증할 시스템이 있는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한만중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정책실장은 “인수위가 과다한 목표를 정하고는 무리하게 끌고가려 한다. 정작 교육을 책임질 교사들은 배제한 채 내달리는 인수위의 독주에 할말이 없다”고 말했다. 이수범 유신재 김소연 기자 kjlsb@hani.co.kr
‘테솔과정 이수한 주부 교사활용’ 방안엔
사범대생들 “몇달 교육뒤 교사채용 말 안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국외 유학생들을 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공익근무요원으로 활용하는 방안, 테솔(TESOL) 같은 영어교육 자격과정 이수자를 영어전용 교사로 채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유학생 특혜”, “영어만 잘한다고 교육을 맡기나”라는 등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이동관 인수위 대변인은 28일 “국외 유학생들이 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공익근무요원으로 활동하도록 하는 방안, 주부들을 테솔 과정 재교육 등으로 영어교사로 활용하는 방안 등 다양한 영어교사 확충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학생 활용 방안은 영어 실력이 좋은 군 입대 대상자가 농어촌 학교 등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것으로 병역을 대체해 주는 ‘병역 특례’ 제도다. 지난해 2월 이주호 한나라당 의원이 발의한 ‘영어교육지원 특별법안’의 영어교육 요원 제도와 닮았다. 영어전용 교사 자격제는 테솔 과정 이수자, 영어권 나라 석사학위 이상 취득자 등을 구술·면접으로 영어전용 교사로 선발해 ‘계약제 정규 교사’로 채용하는 방안이다. 테솔은 미국·캐나다 등의 대학이 비영어권 학생들에게 영어 가르칠 능력을 갖춘 사람에게 주는 자격증이다. 이 의원의 법안에는 ‘영어교사 삼진 아웃제’도 있다. 영어교사가 영어로 수업할 수 있는지를 5년 동안 세 차례 평가해 통과하지 못하면 다른 과목을 가르치게 하는 것이다. 이 의원은 인수위에서 교육 정책을 총괄하는 사회교육문화분과 간사여서, 이 방안들이 차기 정부에서 채택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대해 사범대 졸업생 등 예비 교사와 교사들, 누리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영어 잘하면 군대 안 간다’고 알려지며 포털사이트들에는 “돈 없어 외국 나가지 못하는 서민들은 어쩌라고”라는 등의 댓글이 봇물처럼 쏟아졌다. 아이디 ‘신8945’ 누리꾼은 “돈없는 사람들만 군대에 가라니 미쳐도 단단히 미쳤다”고 썼고, 누리꾼 ‘주몽’은 “모든 청년들이 영어를 잘하면 군대는 누가 가는지 궁금하다”고 비꼬았다.
예비 교사들의 불만도 격렬하다. 지난해 말 2008학년도 중등 영어교원 임용시험에는 579명 모집에 8442명이 응시해, 경쟁률이 14.6 대 1이었다. ‘예비 교사’ 박아무개씨는 “교사 자격증을 쥐고도 임용시험이란 좁은 관문을 뚫으려 20대를 다 보냈는데, 테솔 과정 몇 개월 마치면 영어교사가 될 수 있다는 말이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김동석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은 “교사란 기능뿐 아니라 교육자 소양 등도 갖춰야 한다. 병역 특례자나 주부들의 질과 소양을 검증할 시스템이 있는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한만중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정책실장은 “인수위가 과다한 목표를 정하고는 무리하게 끌고가려 한다. 정작 교육을 책임질 교사들은 배제한 채 내달리는 인수위의 독주에 할말이 없다”고 말했다. 이수범 유신재 김소연 기자 kjlsb@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