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국교·김일윤 당선자 구속
18대 총선 비례대표 당선인들의 공천 헌금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특별당비’와 ‘대여금’을 공천 대가로 보고 처벌할 것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검찰 고위관계자는 22일 “정당들이 은행이 아니라 개인에게 돈을 빌린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며 “(돈을 제공한 이들이) 다 공천됐으면 공천헌금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전날 허위 학력·경력 공표 혐의로 수원지검에 구속된 이한정(57) 당선인이 주변인들에게 당채 6억원어치를 사도록 주선했다는 것에 대해 “당채를 발행했다면 골고루 소액으로 샀으면 말이 되는데, 연리 1%짜리 당채를 살 사람이 누가 있겠느냐”고 말해, 이를 공천 대가로 보고 있음을 내비쳤다. 현행법은 공천과 관련해 돈을 주고받는 행위를 처벌하도록 하고 있다.
이 당선인은 영장실질심사를 받으며 “당에 6억원을 빌려줬다”고 진술했으며, 창조한국당은 22일 선거 과정에서 이 당선인이 소개한 2명을 포함해 10명 안팎이 당채 8억원어치를 샀다고 설명했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부장 우병우)는 이날 자신이 대표이사로 있던 회사의 주가를 조작해 400억원대 부당 이익을 얻은 혐의로 통합민주당 정국교(48) 비례대표 당선인을 구속했다. 정 당선인도 지난 3월26일 10억원을 당에 낸 뒤 31일 돌려받은 바 있다. 이에 대해 통합민주당은 “(정 당선인의 10억원은) 차용증까지 주고받은 채무관계로 다른 당의 경우와 같이 취급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특별당비와 대여금으로 16억5천만원을 제공한 것으로 드러난 양정례(31) 친박연대 비례대표 당선인에 대해서도 돈과 공천의 인과관계를 입증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공상훈)는 이날 친박연대 공천심사위원을 지낸 비례대표 3번 김노식(63) 당선인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김 당선인 역시 친박연대에 10억원 가량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또 친박연대 서청원(65) 공동대표가 2002년 대선 당시 한화그룹과 썬앤문그룹에서 불법 정치자금을 받아 선고받은 추징금 12억원 가운데 2억원을 지난 3월 말께 납부한 것을 확인하고 이 돈의 출처를 조사하고 있다.
한편, 무소속 김일윤(70) 당선인도 선거운동 과정에서 사조직을 통해 수천만원의 금품을 돌린 혐의로 이날 구속됐다.
고제규 김태규 기자 unj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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