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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김원기 전 의장 ‘30년 정치역정’ 고별사

등록 2008-05-09 21:22수정 2008-05-09 21:37

김원기 전 국회의장이 9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30년 의정활동을 마감하는 소회를 밝히는 신상발언을 하고 있다. 강재훈 선임기자 <A href="mailto:khan@hani.co.kr">khan@hani.co.kr</A>
김원기 전 국회의장이 9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30년 의정활동을 마감하는 소회를 밝히는 신상발언을 하고 있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여당은 끝까지 성실하게 타협을”
“야당은 힘으로 단상점거 청산을”
‘지둘러’라는 별명으로 친숙한 김원기(71) 전 국회의장이 9일 30년 정치역정을 마무리지으며 소회를 밝혔다.

‘기다려’라는 말의 전라도 사투리가 애칭이 될 정도로, 신중함과 막후 협상력으로 고비고비 큼지막한 자취를 남겨온 그는 정치현장을 떠나면서도 “야당은 물리적으로 의사진행을 막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여당은 끝까지 야당과 성실하게 타협한다는 선언을 하면 좋겠다”고 나지막한 목소리로 주문했다.

17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을 지낸 김원기 의원은 이날 국회 대정부 질문에 앞서 ‘한국 정치 선진화를 위한 당부말씀’이란 제목으로 특별 신상발언에 나섰다. 김 의원은 “17대 국회는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입법부로서 위상을 회복하며 획기적인 발전과 변화를 이뤄냈음에도 정치와 국회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은 오히려 악화되고 있다”며 “이런 불신은 국가 전체의 불행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극단적인 정치불신의 해법으로, 김 의원은 ‘다수결 원칙’의 존중을 강조했다. 그는 특히 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마치 경제의 위기에서 노조가 무파업 선언을 하는 심정으로, 앞으로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물리적인 힘으로 단상을 점거하고 의사진행을 방해하는 행태를 청산해 달라”고 호소했다.

김 의원은 여당인 한나라당에 대해서도 ‘강자의 관용과 미덕’을 베풀라고 당부했다. “이제 절대다수의 집권세력이 된 여러분들이 소수자에 대한 존중, 다양성에 대한 존중을 실천할 때 참으로 민주주의와 정치발전에 대한 기여를 하게 될 것이다.”

강희철 기자 hck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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