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통합민주당 대표와 소속 의원들이 29일 오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장관고시 강행 규탄 및 재협상 촉구 결의대회’에서 재협상을 촉구하고 있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헌법소원 내는 등
법적대응도 공조
법적대응도 공조
정부·여당이 29일 ‘장관고시’를 강행하면서 정국이 가파른 대치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장관고시가 발표되자 통합민주당 등 야권은 “국민에 대한 선전포고”라며 앞다퉈 원외투쟁을 선언했다. 특히 민주당은 30일로 예정돼 있던 원 구성 협상 일정을 취소하며 ‘배수진’을 쳤다. 민주노동당은 청계광장에서 당 지도부와 의원단 전원이 단식투쟁에 들어갔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서울·부산·충청·광주 등 전국 주요 권역별 당원 궐기대회 형태로 원외투쟁을 벌이기로 결정했다. 민주당은 국민들의 자연스런 참여가 가능하도록 일정과 장소를 정할 방침이다. 최고위 회의가 끝난 뒤 손학규·박상천 대표와 원혜영 원내대표, 당직자 등 200여명은 국회 본관 앞에서 쇠고기 재협상을 요구하는 궐기대회를 열고 “쇠고기 협상 무효화를 위한 전면적인 투쟁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원 원내대표는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와 만나기로 한 30일 일정을 취소했다. 민주당 핵심 당직자는 “쇠고기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개원협상은 진행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대회가 끝난 직후 청와대로 항의 방문단을 보내 항의 서한을 전달했다. 민주당은 자유선진당, 민주노동당과 함께 30일 장관고시 무효화를 위한 가처분 신청과 소송, 헌법소원을 동시에 내는 등 법적 대응에도 나서기로 했다. 야당이 이처럼 국회를 벗어나 원외투쟁에 나선 것은 2005년 12월 한나라당이 사학법 개정안 통과에 항의해 원외 집회를 연 뒤 2년6개월 만에 처음이다.
자유선진당은 내각 총사퇴를 요구했다. 이회창 총재는 긴급 특별 담화에서 “장관고시를 강행한 데 대해 깊은 유감과 분노를 표시하지 않을 수 없다. 사태를 악화시키고 국정 운영의 난맥상을 초래한 현 내각은 총 사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또 △고시 즉각 철회와 재협상, 대통령을 포함한 여야 대표간 회담 등을 요구했다.
민주노동당은 이날 오후 시민들의 촛불문화제가 열리고 있는 서울 청계광장에서 천영세 대표와 강기갑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와 국회의원 전원이 참여한 가운데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오늘부터 범국민투쟁본부를 구성하고 이명박 정부에 결연히 맞서 국민과 함께, 국민의 힘으로 재협상을 관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반면, 한나라당 지도부는 “정부가 최대한의 노력을 했다”고 평가하면서도 여론의 움직임을 면밀히 살피고 있다. 조윤선 대변인은 “축산 농가 피해 대책이나 국내 위생안전 문제 등이 굉장히 보강됐다”며 “정부가 많은 노력을 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곤혹스러워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이날 열린 최고위 회의에선 고시를 늦추자는 의견이 적잖이 나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최고위원은 “여론도 좋지 않고 6·4 재보궐 선거도 있는데 왜 하필 지금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최고위 분위기 역시 반드시 해야 한다기보다는 매 맞는 김에 그냥 맞자는 쪽이었다”고 전했다. 강희철 성연철 기자 hckang@hani.co.kr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곤혹스러워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이날 열린 최고위 회의에선 고시를 늦추자는 의견이 적잖이 나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최고위원은 “여론도 좋지 않고 6·4 재보궐 선거도 있는데 왜 하필 지금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최고위 분위기 역시 반드시 해야 한다기보다는 매 맞는 김에 그냥 맞자는 쪽이었다”고 전했다. 강희철 성연철 기자 hck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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