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통합민주당 대표가 7월3일 오전 당산동 당사에서 한겨레와 퇴임인터뷰를 하고 있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6일 물러나는 손학규 민주당 대표
정치 저항 넘어 생명·자연·평화 등 표현
민주당 ‘전통적 진보+새 가치’ 폭 넓혀야
정치 저항 넘어 생명·자연·평화 등 표현
민주당 ‘전통적 진보+새 가치’ 폭 넓혀야
“통합민주당은 ‘유능한 진보’로 거듭나야 합니다.”
오는 6일 새로 뽑힐 당 대표에게 바통을 넘기고 물러날 손학규(61) 민주당 대표는 3일 <한겨레>와의 고별 인터뷰에서 “쇠고기 정국의 촛불시위는 단순히 정치적 억압에 저항하는 차원을 넘어 생명, 자연, 환경, 평화 등 21세기적 가치를 표현하고 있다”며 “민주주의와 인권, 자유와 같은 전통적인 진보의 가치 위에 새로운 가치를 더해 보폭과 시야를 넓혀야만 민주당이 수권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표직을 물러난 뒤에는 “우리 사회와 정치에 손학규가 필요하고 유용한 존재인지 백지상태에서 나 자신을 돌아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터뷰 내내 그는 무척 홀가분해 보였다.
-지난 1월11일 취임 뒤 6개월 동안 당 대표로 많은 일을 겪고 치렀다. 소회는.
“잘잘못을 떠나서 당을 살리는 일에 내 혼신의 열정을 쏟았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인 아픔도 많았고, 잃은 것도 많았지만. 대선 패배 후 와해 위기에서 당을 추스르고 통합의 틀을 이뤄냈다는 점은 보람이다. 그러나 촛불정국에서도 우리 당에 대한 확고한 지지와 신뢰는 아직 회복되지 못했고, 당의 대표로서 당을 좀더 빨리 하나로 만들고 국민에게 확고한 비전과 희망을 드리지 못한 점은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한 지붕 두 가족’이라는 세간의 풍자대로, 통합된 뒤 ‘자리’를 놓고 당내에 많은 분란이 있었다. 해결될 전망이 보이나.
“7·6 전당대회를 마치면 일단 단일지도체제가 되니까 안정을 찾을 것으로 본다. 한 가족이 될 바탕은 마련했다.”
-하반기에는 개헌논의가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현실에 타당한 권력구조는 무엇이라고 보나.
“권력구조 자체가 큰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의원내각제는 불안정성에서 오는 비용을 면밀하게 따져봐야 하고, 4년 중임 대통령제는 결국 8년제 대통령이 되면서 표를 얻기 위해 정치와 권력을 왜곡하는 일이 많이 생길 것이다. 5년 단임제가 짧다고 하지만, 순수한 마음으로 하면 할 일이 많다. 나는 대통령제의 효율성을 긍정적으로 보고, 문제점은 의회주의로 견제하고 극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지난해 대선 경선을 치르고 대표를 맡은 뒤에도 ‘정치인 손학규’의 한계에 대한 비판이 많았다.
“정치적인 능력 면에서 부족한 게 많다. 정치인으로 15년을 지냈는데, 실제로 정치를 한 기간은 별로 없었다. 한나라당을 탈당하면서 (본격적인 정치인 생활이) 시작됐다. 탈당해서 독자적 정치세력을 구축하고자 했을 때 큰 눈으로 봤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물론 궁극적으로는 민주세력과 하나가 되고 거기서 리더십을 찾는 것이 맞지만, 사전에 손학규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정치적 구심점을 만들어가는 일을 좀더 단단히 했어야 했다는 생각이 든다.”
글 강희철 김태규 기자 hckang@hani.co.kr 사진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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